시인

올 여름은 유난히 폭염이 계속되어 힘들었다. 푹푹 찌는 가마솥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그런데 그런 더위를 잊게 해주는 게 있어서 행복했다. 몰입할 수 있어서. 바로 리우 올림픽 때문이다.

경기를 지켜보면서 우리는 매 경기마다 승리하기를 원한다. 16강에 오르면 8강으로 8강에 오르면 4강의 벽을 넘기 위해 선수도 코치도 감독도 최선을 다한다. 그리고 그 선수들을 지켜보는 온 국민이 염원한다.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서 필자는 운동 경기가 입학시험과 참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운동경기에 임하는 선수가 최선의 노력을 다하듯이 수험생 역시 최선의 노력을 다하며 시험을 준비한다. 운동선수가 모진 고생을 하며 훈련에 여념이 없듯이 수험생 역시 입학시험에서의 승리를 위해 학업에 몰두한다. 운동선수가 힘든 훈련에 때로 지치고 힘들어하는 것처럼 수험생 역시 지치고 힘들어서 괴로워하기도 한다. 운동선수가 그 힘든 과정을 반드시 이기고 고비를 넘겨야 하는 것처럼 수험생 역시 고비를 넘기고 학업에 전념해야 한다. 운동선수가 누구나 열심히 경기를 위해 준비하고 노력하지만 경기에 반드시 승패가 있는 것처럼 수험생도 합격자가 있고 불합격자가 나올 수밖에 없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한번쯤 돌이켜 생각해 보아야하지 않을까? 모든 운동경기에서 1등은 영광스럽다. 금메달을 목에 걸고 승리의 기쁨을 만끽한다. 그 승리자를 바라보는 관중도 역시 즐겁다. 그렇지만 은메달이나 동메달 역시 소중하다. 또 비록 메달은 따지 못했을지언정 경기에 출전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땀을 흘린 선수의 노력 역시 매우 소중하다. 그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우리는 여전히 금메달에만 환호하고 있지는 않은가 돌이켜 보아야 한다. 오히려 냉혹하게 비판적인 시선으로 패배자를 바라보지는 않는가 한번쯤 돌아보아야 한다.

수험생 역시 마찬가지다. 어느 수험생인들 좋은 대학 인기 있는 학과에 진학하고 싶지 않을까? 그런데도 노력하고 경쟁했지만 실패해 실의에 빠져 있는 수험생이 나오기 마련인 것이다.

우리가 은메달이나 동메달을 딴 선수에게 박수를 보내고 비록 메달 경쟁에서 낙오하긴 했지만 경기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 선수에게도 힘찬 격려의 박수를 보내야 하는 것처럼 입학시험의 경쟁에서 실패한 수험생에게도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보내야 한다. 단 한 번의 출전이 금메달로 이어지는 행운도 있지만 상당수의 선수들은 수많은 실패를 디디고 또다시 도전하여 끝내 금메달의 영광을 목에 걸 수 있는 것처럼 수험생 역시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그들을 격려하고 믿어 주어야 하지 않을까? 

2016년 11월 17일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이 다가오고 있다. 그만큼 수험생들의 긴장도도 높아지고 있다. 많은 수험생들이 학교나 학원에서 또는 집에서 수험 준비에 여념이 없다. 이제 올림픽도 종반을 향하여 치닫고 있다.

올림픽을 바라보며 환호하고 박수치고 열광했던 국민적 열망을 이제 수험생에게 차분히 돌려 봄은 어떨까? 특히 두 번 세 번 거듭되는 실패에도 꾹 참고 또 다시 도전하면서 온갖 서러움을 참고 견디고 있는 수험생들에게 따뜻한 격려의 말 한 마디 던지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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