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과

‘한국, 대회 8일째 노메달…축구도 8강서 탈락’

지난 14일자 뉴스의 제목이다. 기사의 내용을 보면 제31회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에 출전 중인 한국 선수단이 대회 8일째 경기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한국은 지난 14일 열린 펜싱과 사격 등에서 메달에 도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또 남자축구 대표팀도 8강에서 온두라스에 0대 1로 져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사격센터에서 열린 사격 남자 25m 속사권총 본선에 출전한 우리 선수는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탁구 여자 단체전에 출전한 여자 대표팀은 8강에서 싱가포르에 2대 3으로 져 탈락했다. 여자 단체전에서 올림픽 4강에 들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메달이 없으면 올림픽 게임에 대한 중계도 없다. 중계가 없으니 올림픽을 즐길 기회도 없다. 전체 28개 종목에 총 959개 메달이 걸린 올림픽에서 메달을 딸 기회가 없는 미출전 종목, 중도 탈락 종목을 보기 위해서는 인터넷에서 한참을 찾아서 보아야 한다. 상업논리에 의해서 올림픽을 즐길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공자의 말씀에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고 했다. 전체 28개 종목 가운데에서 우리 국민이 경기의 규칙이나 해당 종목의 유명선수를 아는 종목은 생각만큼 많지 않다. 국민이 알지 못하니 중계하지 않고, 중계하지 않으니 알지도 못하는 악순환을 가져온다. 많은 올림픽 종목에 대해 국민이 아는 것은 이기고 지는 것만 알고 있을 뿐이다. 이기고 지는 것만 아는 국가가 그 종목을 즐기는 국가와 경쟁해 이길 수 있는 확률은 높지 않다.

리우하계올림픽의 주관 부서인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 체육회 홈페이지를 보면 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공식 홈페이지로 링크만 걸어놓고 있다. 공식 홈페이지에 가서 보면 각 종목에 대한 소개가 있지만, 관련 종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는 것에도 관심이 없는 듯하다.

모든 분야에서 발전한다는 것은 분화 또는 다양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분화와 다양화라는 차원에서 보면 우리나라 체육은 아직은 저발전 상태이다. 우리의 올림픽 선수단은 28개 종목 가운데 24개 종목에 출전하고 있다. 그 가운데에서 메달을 기대하고 있는 종목은 양궁, 펜싱, 태권도, 배드민턴, 사격과 같이 전체 종목 가운데에서 20% 수준도 되지 않는다.

체육발전을 위한 종목의 분화와 다양화는 상업 논리로 이루어질 수는 없다. 국가와 체육 단체의 소외 종목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바탕으로 관련 분야에 대한 저변 인구를 늘리고, 관련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의 체육기관이나 관련 부처에서는 소외 종목을 육성해 체육의 분화를 촉진하려는 노력이 없는 듯하다. 지금과 같이 이기는 스포츠만 육성하고 즐기는 스포츠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올림픽에서 노메달에 대한 실망감은 더욱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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