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수 교수의 시대공감]글을 잘 쓰려면
[김계수 교수의 시대공감]글을 잘 쓰려면
  • 충청매일
  • 승인 2016.08.04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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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명대 경영학과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을 보면 참 부럽다.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자유롭게 지면에 옮길 수 있는 재능을 가지고 있다면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최근 중국 드라마 ‘랑야방(瑯야榜)’의 원작 소설이 인기다. 작가 하이옌은 건설회사에 다니면서 취미로 인터넷 소설을 써온 아마추어였다. 하이옌을 베스트셀러 작가로 만든 건 글재주만이 아니었다. 하이옌은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했고, 고교 때부터 소설을 썼고, 직장생활을 하는 중에도 작품을 생각했다.

무엇보다 하루아침에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려고 안달하지 않았다. 전업 작가가 되기 위해 생계를 포기하거나 생계 때문에 작가의 꿈을 버리지 않고, 현실과 이상을 조화롭게 병행했다. 하이옌의 사례에서 ‘멀리 가려면 가까운 곳에서부터 천천히 가야하고, 큰 일을 하려면 작은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몽골 속담을 떠올리게 한다.

우리는 탁월한 실력을 보이는 작가, 스포츠인, 음악인, 의사, 영업사원 등을 보면 “그 사람은 특별하게 타고난 능력을 가지고 있어"라고 이야기를 한다. 사실 그럴까? 안데르스 에릭슨과 로버트 풀은 ‘1만 시간의 재발견’이라는 책에서 단호히 그렇지 않다고 이야기 한다. 우리 모두는 재능을 가지고 태어나는데 올바른 접근법(적절한 환경과 훈련)을 수반할 경우 비범해질 수 있다고 한다. 글쓰기라고 해서 별반 다르지 않다. 글쓰기 역량(Capability)은 개인의 뇌(Brain), 육체 적응력(Adaptability), 그리고 훈련(Discipline)에서 키워진다.

첫째, 개인의 뇌는 부모님이 물려준 선물이다. 우리는 뇌를 통해서 끊임없이 심적 표상을 해야 한다. 심적표상이란 사물, 관념, 정보, 이외에 구체적이든 추상적이든 뇌가 생각하고 있는 대상에 상응하는 심적 구조물 또는 시각적 이미지를 말한다. 심적표상은 기억력, 패턴 인식능력, 문제해결능력에 도움을 준다. 글쓰기에서도 뇌를 이용하여 해당 개체에 대해 지속적으로 심적표상으로 나타나도록 해야한다. 글쓰기를 잘 하는 사람은 특정 상황을 한층 신속하고 정확하게 묘사하고 기술할 수 있다.

둘째, 육체 적응력이다. 모든 일이 그렇지만 머릿속에서 생각만 가지고 있어서는 안된다. 실제 몸을 움직여야 한다. 즉 ‘느린 글쓰기'라도 시작해야 한다. 우리가 잘 아는 어니스트 헤밍웨이, 버지니아 울프, 살만 루슈디 등 유명 작가들은 처음부터 전업 작가였던 건 아니다. 많은 작가들이 생업과 병행하며 작품 활동을 했다.

영국 작가 앤서니 트롤럽은 매일 출근 전 3시간 동안 글을 써서 평생 여섯 권의 소설을 완성했다. 앤 타일러는 아이가 낮잠 자는 동안 혹은 집안일을 하면서 빈 시간에 글을 썼다. 작품 한 편을 한 번에 완성한 경우도 거의 없다. 일본의 무라카미 하루키는 장편 소설 한 편을 완성하는 데 6개월이 걸리고 퇴고만 수십 번을 한다고 밝혔다. 처음부터 ‘글 잘 쓰는 사람’이 아니라 ‘잘 쓰기 위해 적응력을 키운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셋째, 훈련이다. 훈련은 지식쌓기 보다 목적있는 행동에 집중하는 것이다. 우선 좋은 글을 책이나 신문에서 찾아보자. 그리고 이 내용을 필사하거나 자신의 말로 풀어 써보자. 작업이 끝난 다음에는 원래의 글로 돌아가서 두 글을 비교해보며 필요한 경우 자기 글을 수정하기도 해보자. 이런 반복적인 작업은 생각을 명료하게 하고 설득력 있게 표현하는 글쓰기 능력을 키워준다.

글을 잘 쓰려면 일단 뭐라도 계속 써야 한다. 춥고 더러운 창고에서 매일 오전 10시부터 밤 12시 반까지 글을 썼던 버지니아 울프처럼, 잘 쓰이나 못 쓰이나 하루에 원고지 20장씩 글을 쓰는 하루키처럼 오랫동안 천천히 끊임없이 써야 한다. 그 다음엔 치열하게 다듬어야 한다. 뇌로 천천히 하는 생각을, 몸이 자동적으로 자연적으로 작동하도록 치열하게 하는 훈련이 글을 잘 쓰는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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