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주성 변호사

개인적으로 야구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어릴 적 잠시나마 막연히 ‘프로야구’ 선수를 꿈 꿨던 적도 있었고 전혀 무관한 영역에서 일하고 있는 지금도 매 경기를 모두 챙겨 볼 수는 없지만 한 팀을 응원하며 결과는 꼭 챙기고 있을 정도입니다.

그런 프로야구에 요즘 이름만 대면 알만한 선수들의 적극적인 ‘승부조작’의 광풍이 불어 팬들을 실망시키고 있습니다. 서두에 프로야구의 승부조작 얘기를 꺼내는 것은 유사한 일이 제가 몸담고 있는 법조계에도 불어 닥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굳이 자세히 설명 드릴 필요 없이도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지위에 있는 현직 검사장 혹은 전직 고위직 검사 출신 변호사의 각종의 비리는 너무나도 잘 알고 계실 겁니다.

프로야구의 승부조작과 고위직 법조인의 비리를 보고 있자면 결국은 자리에 걸 맞는 ‘책임감’이 결여된 비극이라는 점에서 매우 ‘유사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선택받은 소수만이 할 수 있는 지위가 바로 프로야구 선수 및 고위 법조인이 아닐까요? 그러한 지위를 이용해 누군가는 뒷돈을 받고 고의볼넷을 내주고 누군가는 업체로부터 부정한 목적의 돈이라 의심되는 금전을 수령한 것입니다.

이는 공식적인 지위를 이용하여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는 일을 하였다는 점에서 지극히 유사한 것입니다. 과연 이러한 일이 왜 발생한 것인지 씁쓸하기까지 하며 개인적으로는 그 발생 원인이 지위에 걸맞은 책임감이 결여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 지라고 조심스럽게 추측해 봅니다.

즉 누구나 할 수 없는 위치라는 것은 특별한 책임감이 전제된 것인데 그것을 망각했다는 것이지요. 어린 아이의 한 때의 ‘프로야구’ 선수의 꿈, 묵묵히 주어질지 모르는 기회를 위해서 땀을 흘리고 있는 수많은 운동선수들의 꿈이 실현된 자리에 오른 자는 마땅히 자신이 주어진 능력에 따라 최선을 다하겠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마운드에 올라야 할 것입니다.

또한 법조인을 꿈꾸는 많은 청소년들의 꿈, 그 중에서도 범죄 없는 사회적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검사를 지원하는 예비 법조인들의 꿈이 실현된 자리에 오르는 자는 마땅히 국가가 부여한 막강한 권한을 적절히 수행하겠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그 지위에 올라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한 책임감을 잊고 오로지 자기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서 행동한 결과는 개인적으로나 전체적으로나 엄청난 손해를 야기합니다. 공직생활을 통해서 쌓아왔던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되고 오로지 비리 검사로만 낙인이 찍히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부정적 효과는 전체적인 부분에 있습니다. 프로야구 전체를 승부조작에 얼룩진 이미지로 만들어 지금도 묵묵히 최선을 다하고 있는 선수들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 것이고, 조작된 승부의 이미지는 열렬히 응원하는 팬들의 노력을 무의미하게 만들 것입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책임감이 결여된 개인의 잘못된 행동이 이처럼 엄청난 결과를 가져 올 수 있다는 점을 뼈저리게 깨닫는 기회로 삼기를 바랍니다.

그래도 아직은 장기간 야구를 봐온 결과 정직한 땀의 가치를 믿고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이 더 많음을 충분히 알 수 있고, 법조계 내에서도 훌륭한 법조인들이 많이 계신다는 것을 직접 활동하면서 겪어본 점에서 희망을 걸어 볼까 합니다. 앞으로는 그 지위에 맞는 책임감을 갖춘 훌륭한 분들이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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