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연 전 청주예총 부회장

필자는 중국 절강성의 소도시인 ‘안지현(安吉縣)’에서 거주하고 있다. 놀라운 것은 인구 40만의 소도시에 호텔이 30여개나 된다는 것이다. 이에 비하면 인구 90만의 청주시는 호텔이래야 겨우 두 개가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 지방에는 있어서 중국전역에서 몰려드는 관광객으로 흥청이고 있다. 대나무가 많아 ‘죽해’라고 한다. 이것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여 생태환경도시로 발전시킨 것이다. 이 지방에는 눈에 띄는 표지판 ‘녹수청산(綠水靑山) 금산은산(金山銀山)’이 있다.

“맑은 물 푸른 산은 금산이요 은산이다”이는 현재 중국국가 주석인 시진핑이 10여 년 전, 저장성 책임자로 근무할 때 이곳에 들러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중점적으로 육성하라”면서 내린 교시라고 한다. 이것이 기폭제가 돼서 중앙정부 차원에서 지원함으로써 오늘에 이른 것이다.

요즈음 필자는 방학을 틈타 잠시 귀국해 기회있을 때마다 산을 찾는다. 일 년 만에 고국의 산하를 밟아보니 감회가 새롭다. ‘수중유어불견수(水中遊魚不見水)요 승풍비조부지풍(乘風飛鳥不知風)이라!’는 말이 새롭게 느껴진다. “물에서 노는 물고기는 물을 보지 못하고, 바람을 타고 노니는 새는 바람을 알지 못한다!” 국내에 있을 때는 우리의 자연환경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외국에 나가서야 우리의 산천이 얼마나 아름답고, 얼마나  보배로운지 깨닫게 됐다.

그러고 보니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이 역설한 ‘노동의 종말’이란 말이 생각난다. 정부에서는 젊은이의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수십 조원씩 퍼부어도 좀처럼 일자리는 늘지 않는다. 각종 기술이 발달하면서 기계가 사람들의 일자리를 뺏어서 사람들은 할 일이 없어진 것이다. 단순 작업은 물론 무인차와 드론이 택시기사의 일자리를 빼앗는 날이 곧 다가올 것이다. 그러면 이의 해결책은 무엇인가? 기계가 인간을 대신할 수 없는 서비스업인 관광산업을 육성하는 것이다. 제주도가 대표적인 모델이 된다. 제주도는 지금 중국관광객으로 넘쳐나고 있지 않은가? 정부에서는 ‘코리아 둘레길’이라는 정책을 입안하여, 휴전선과 해안선을 연결한 4천500㎞를 ‘걷는 길’로 만든다고 한다. 스페인의 ‘산디아고 걷는 길’은 일 년에 수백만명씩 외국인이 찾는다고 한다.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하는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중국을 둘러볼 때마다 우리고장의 명소들- 단양팔경, 화양동계곡, 물한계곡, 속리산 등이 생각났다. 중국대륙 어디를 둘러봐도 이만큼 맑고 깨끗한 곳은 찾을 수가 없었다. 우리의 전국토를 제주도 수준의 관광지로 끌어 올릴 수 없겠는가? 필자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노동의 종말’에 따른 해결책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본다. 우리의 아름다운 산하를 지구촌 세계인으로 하여금 걷게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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