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현 / 청주주는교회 담임목사

제목이 좀 이상하다. 거짓말이 악하지 참말이 악하단 말인가.

우리는 거짓말은 악한 것이고, 참말은 무조건 선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물론 거짓말은 선하지 못하다. 그러면 참말은 다 선한 것인가. 오늘은 교회에 있었던 이야기를 하겠다.

어느 목사님은 입버릇처럼 자기는 정직하다고 말한다. “목에 칼이 들어와도 나는 거짓말은 안 한다” 라고 호언장담한다.

실제로 거짓말은 안 하시는 분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이 목사님으로 인해 마음에 상처를 받는다. 따라서 목회에 지장을 받는다.

 그러나 목사님은 바른말(?) 잘하는 것을 큰 자랑거리로 생각한다. 그 누구의 충고도 듣지 않는다.

주일학교에 나이 많은 처녀 선생님 한 분이 있었다.

이 노처녀 선생님이 찬송에 은혜를 받아 자청해 예배 시간에 은혜로운 찬송가를 독창으로 불렀다. 많은 사람들이 은혜를 받곤 했다.

한번은 찬송가를 불렀는데 감기가 걸려서인지 마음먹은 데로 잘 안됐다. 예배 후에 목사님께 변명 비슷하게 “감기에 걸려 목소리가 제대로 나지 않아서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더니 목사님께서 그 말을 받아서 하는 말이 “사람이 솔직해야지. 나이는 못 속여”라고 말했다.

그 말에 충격을 받은 노처녀 선생님은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다시는 그 아름다운 목소리로 부르는 은혜로운 찬송가를 들을 수가 없었다. 어떤 분이 목사님께 충고를 했다.

“왜 그런 말을 해서 선생님의 마음을 상하게 했습니까? 심방이라도 가셔서 아픈 상처를 풀어 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내가 참말을 했는데 무슨 잘못이 있다고 찾아가고 말고 하겠는가, 나는 그렇게 못한다”고 잘라 말했다.

목사님은 참말을 했지만 본인에게는 큰 상처가 되는 것이다.

이런 말은 안 하는 것이 좋다. 안 해도 될 말을 해서 다른 사람의 마음에 상처를 주고, 참말이라는 이유로 선한 말을 했다고는 할 수 없다.

그 어떤 사람도 결점은 있다. 또 실수도 한다.

 그런데 그 사람의 장점은 한 마디도 안하고 결점만 꼬집어 내면 그것이 비록 참말이지만 그 사람에게는 치명상을 줄 수 있다.

더욱 악질적인 참말은 무심코 한 말, 무심코 들어 넘기면 아무 것도 아닌 말을 참말이라고 해서 이를 문제시해 사람을 곤경에 빠뜨리게 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 나라에서 무심코 울분을 터뜨리는 한마디 말을 꼬투리 잡아 역적으로 몰아 삼족(三族)을 멸한 경우도 있다. 옛날뿐 아니다.

요사이는 도청장치가 발달해 사사로이 한 말을 녹음해 이를 증거로 사람을 파멸시키는 악을 저지르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런 참말은 거짓말보다 더 큰 악을 행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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