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명 병무청장

코소보의 난민은 “전쟁을 경험해 본 자만이 평화의 진짜 의미를 알 수 있다”라고 말했다. 뒤집어 보면 전쟁과 평화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고 할 수 있고 이는 국가의 존립과도 직결된다.

우리나라도 1897년 고종이 대한제국 설립을 선포했으나 약소국으로 1910년 일제에 국권을 강탈당하여 수많은 약탈과 희생을 겪고 2차 세계대전 일본의 패망과 함께 광복을 맞이하였다. 그러나 강대국인 미국과 구소련의 대립으로 남북이 분단되는 비극을 겪게 되었고, 결국 1950년 6·25 전쟁이라는 동족상잔의 참상을 남기게 됐다.  

이러한 역경을 딛고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근현대의 아픈 역사를 되짚어 볼 때, 말없는 희생과 헌신으로 나라를 지켜낸 분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가져야 함은 당연지사일 것이다.

이에 병무청에서는 2004년도부터 ‘병역명문가 선양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명문가(名文家)의 사전적 의미를 보면 ‘신분이나 지위가 높고 학식과 덕망을 갖춘 훌륭한 집안’을 이르는 말로써, 병무청에서는 3대 가족이 모두 현역복무를 마친 가문에 대해 ‘병역명문가’의 긍정적 의미를 우리사회에 확산시켜 병역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제고하는 한편 실질적인 우대방안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그간의 운영성과를 살펴보면, 선양사업이 처음 시작된 2004년도에는 40가문이 병역명문가로 선정되었으나 지속적인 홍보 노력에 힘입어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해 2016년도에는 총 560가문이 선정되어 현재까지 누적 가문 수는 총 3천431가문이다. 선정된 가문에 대하여는 병역명문가 시상식(명문가패 및 증서)과 함께 청와대 방문 행사를 개최하고 이와 별도로 안보견학을 실시해 병역이행의 자긍심 고취를 위해 노력해 왔다.

그리고 병무청 홈페이지 ‘병역명문가 명예의 전당’에 명문가 선정가문을 영구적으로 게시하여 예우하고 있으며, 또한 이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부여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의 병역명문가 우대를 위한 조례제정과 병원, 콘도 등 민간업체와의 협약체결을 통해 치료비, 이용료 할인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병무청은 국가위기와 환란 속에서 병역의무를 이행한 분들이 진정 자부심과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더 나아가 젊은이들이 병역이행에 대해 단순한 의무로만 여기는 것이 아닌 국가와 민족을 지키는 자랑스러운 성역으로 인식하는 사회분위기를 조성하고자 한다.

이러한 다각적인 노력을 통해 병역명문가 선양사업은 이제 우리사회에서 새로운 병역문화 창달을 위한 초석이 되고 있다. 이는 병역이행자에 대한 자긍심과 명예를 고취시키는 것은 물론 자율적인 병역이행체계를 확립하는 데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특히 병역이행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확산시키기 위한 노력에 힘입어 선양사업이 시작된 2004년도 이후부터는 자발적으로 병역을 이행하는 국외영주권자의 수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또한 4급 이상 병역사항 공개대상 고위공직자의 직계비속 병역면제율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점은 병역이 자랑스러운 사회분위기가 정착되어 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병무청은 앞으로도 우리사회 전반에 병역이행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확산시켜 성실하게 병역을 마친 사람이 명예와 자부심을 가지고 국민으로부터 존경 받는 사회로 변화·발전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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