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과

20세기를 기획의 시대라 하면 21세기를 평가의 시대라고 한다. 그만큼 평가가 일반화되고 있다. 20세기 베이비붐 세대에 있어서 평가인 시험은 학교 졸업과 입사시험이 마지막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공무원의 경우 근무평정 등이 있었지만, 서열제의 강한 전통에 의해 대부분 형식화된 평가만 존재했다.

그러나 오늘날 조직 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정년퇴직할 때까지 평가를 받고 평가를 바탕으로 보수를 받는 성과연봉제가 대세인 것처럼 변화되고 있다. 성과연봉제는 성과를 평가해 연봉을 차등화하는 제도이다. 성과연봉제의 가장 기본 목적은 실패가 성공의 어머니가 되도록 하기 위함이다. 잘못된 것을 고치어 더 잘하고자 하는 것이 기본적 목적이다. 이를 평가의 적극적 목적이라고 한다. 논리적으로 보면 성공이나 효율적으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평가가 전제돼야 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평가와 관련해 갈등을 가지고 있다. 그 원인을 보면 평가가 적극적 목적을 위해서 사용하지 않고 구성원을 통제하고, 구조조정과 보수 동결을 정당화하는 소극적 목적으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성과연봉제의 기본 목적은 조직의 성과를 높이기 위한 것이지 보수를 차별화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보수의 차별화는 부차적 목적이다.

우리의 성과연봉제는 그 근본적 목적은 사라지고 부차적인 하위목적만 강조하고 있다. 이에 성과연봉제를 반대하는 공기업 노조는 성과연봉제를 노예 연봉제, 강제퇴출제라고 반대하고 있다. 우리의 성과연봉제에는 평가가 없다. 성과연봉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성과에 대한 올바른 평가와 평가를 바탕으로 하는 피드백 시스템이 존재해야 한다.

그러하지 않을 때 성과연봉제는 평가를 위한 평가가 되고, 평가가 업무를 왜곡시켜서 조직의 효과성과 효율성을 떨어뜨리게 된다. 이처럼 성과연봉제의 근본적 목적이 사라지고 부차적 하위목표만 강조되는 현상을 목표의 전환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목표의 전환 현상은 수단이 목표화 되는 것, 하위목표가 상위목표보다 강조되는 것, 절차를 강조하는 것 등에 의해서 나타나게 된다. 목표의 전환현상이 발생하게 되면 제도가 왜곡돼 오히려 부작용을 가져온다.

우리의 경우 성과연봉제를 채택하는 고위공무원단 제도가 도입 10주년을 맞이하고 있다. 그러나 고위공무원단이 공무원의 성과를 향상하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는 증거는 없다. 단지 성과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 없이 보수의 차등화로 경쟁을 확대하고, 경쟁이 확대되면 성과가 높아질 것이라는 논리로 지속하고 있고, 다른 분야로 확대하고 있다.

성과연봉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운영에서 목표의 전환 현상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 그 핵심은 제대로 된 성과 평가와 평가결과를 활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성과연봉제가 그 수단만을 강조해 보수의 차등화로만 사용된다면 그 결과는 실패한 정책의 사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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