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명 시인 충북예술고 교사

참선이란 말만 들어도 거리가 느껴지는 게 사실입니다. 참선은 선방에서 스님들이 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여기에 생활이란 말이 붙은 것으로 봐서는 보통 사람들이 할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한 것이 분명합니다.

참선의 가치는 꼭 스님들이 득도의 방법으로 쓰는 데만 있지 않습니다.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고요한 경지란 일상생활에서 더 필요한지도 모릅니다. 아무 것도 아닌 일에 끄달려서 자신을 괴롭히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고 보면 그것을 제대로 관찰하는 것이 삶의 괴로움으로부터 벗어나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저자는 독특한 견해를 내세웁니다. 참선을 하면 건강이 좋아진다는 것이죠. 그러면서 일본 유학 중에 만난 일본 스님과 그들로부터 배운 참선으로 자신의 생활을 윤택하게 한 사례를 소개하면서 참선하는 방법과 그 효과까지 시시콜콜 설명했습니다. 그래서 선방의 참선이든 일상인들의 참선이든 참선이라는 분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읽어야 할 책입니다.

건강 참선을 내세운 만큼 지은이는 그 후에 사람들이 깜짝 놀랄 일을 했습니다. 1995년 72세의 나이로 히말라야 메라피크봉을 등정하기도 했고, 82세가 되던 2016년에는 킬리만자로를 등정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특별히 다른 운동을 하지 않는데도 이런 굉장한 힘을 보이는 원천으로 그는 자신이 평생 해오던 건강 참선을 꼽습니다. 이런 이런 이력 때문인지, 아니면 실제로 생활 속의 참선 방법을 설명한 책이 없어서 그런지 이 책은 꾸준히 팔리는 책으로 자리잡았습니다.

그렇지만 참선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참선의 본래 목적이 아닙니다. 자칫하면 참선의 본질을 호도한다는 비판을 들을 수도 있는데, 실제로 이 책을 읽어보면 참선의 세계에서 만난 고승들의 향기가 은은히 묻어나서 이 참에 나도 머리 깎고 입산해볼까?하는 묘한 충동도 일어납니다.

명상의 세계는 말로 해야 소용없습니다. 직접 해보아야 실감을 하는 세계입니다. 그렇지만 그런 까닭에 더더욱 올바른 지침서나 스승이 필요합니다. 처음에는 책을 삼아서 입문하겠지만, 시간이 흐르면 반드시 좋은 스승을 찾아서 배워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주화입마에 빠져 몸도 마음도 망가뜨리고 맙니다. 아는 체하면 그 만큼 위험한 세계가 바로 이 세계입니다. 조용히 자신을 들여다보는 일, 인간사 중에서 가장 힘든 일입니다.

참선의 방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 책은 서선대사가 쓴 ‘선가귀감’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참선하는 분들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야 합니다. 참선 수행의 당사자이자 고승이 썼다는 점에서 이보다 더 분명하고 중요한 책은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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