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석 한국교통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지난달 매일경제신문이 단독 입수한 ‘서울대 출신 창업기업 현황조사’ 자료를 따르면 2014년 말 기준 매출액을 공개한 543개 기업의 연간 총 매출액은 41조5088억원, 고용 인원은 10만174명 등으로 조사됐다. 기업 당 평균 매출 규모는 764억원으로 국내 사업체 매출 평균의 190배에 달했다.

그러나 세계적인 창업대학인 스텐퍼드, MIT, 하버드 등의 매출과 비교하면 2%가 채 안돼 여전히 창업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한 모멤텀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대가 동문 창업기업 현황을 전수 조사해 경제, 사회적 기여도를 분석한 것은 개교 이래 처음이다.

세계적인 미래학자 앨빈토플러는 그의 저서 ‘부의 미래’를 통해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을 혁명적 부에 관하여 설명했다. 그는 지금 일어나고 있는 변화가 개인, 기업, 조직, 가족, 정부 등 모든 시스템과 삶의 방식을 뒤바꾸며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 낼 것이라고 강조한다. 앨빈토플러의 예상과 같이, 불규칙성, 속도, 인터넷의 환경은 새 시대의 준비의 필요성과 변화에의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의 처한 환경도 정보화기술의 발달과 고용 없는 성장, 계속되는 구조조정과 신종 사업의 출현, 그리고 고령화 사화화로 평생직장의 개념이 무너지고, 평생직업의 필요성이 커지며 창업에 대한 관심도는 점점 더 높아져 가고 있다.

그러나 창업 후 3년 이후 창업기업 생존율 50%, 5년 후에는 33%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서비스 업종의 경우 5년 이후 생존가능성이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창업 후, 소위 말하는 ‘죽음의 계곡’을 넘어서지 못하고 도산하는 기업들이 증가하는 등 창업 후 장기간 생존이 쉽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창업기업들이 안정된 기반을 구축하고 정상적인 중소벤처기업으로 자리잡기까지 다양한 방식의 생존전략과 정책적 지원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사회 환경변화와 정보화 기술의 속도를 따라잡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창업기업 대부분이 1인으로 창업을 시작하거나 동업, 팀조직 형태로 사업을 시작한다. 따라서 시작한지 1년 이내에 매출 발생과 고용증가의 성과를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 또한 매출과 고용을 창출했다고 해도 이것으로 성급히 성과를 창출했다고 단정 짓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창업을 어떻게 분류할 것인가? 청년창업과 시니어창업, 아이디어만 가지고 창업을 하는 사람이 있고, 충분한 경험을 통해 창업을 하는 사람이 있으며, 아이디어 하나로 대박을 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충분한 경험을 가지고도 사업에 실패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창업에는 기준을 잡기 어려운 다양성이 존재한다.

그동안 실무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전 직장에서의 충분한 사업경험이 있는 예비창업자가 창업 한 경우, 매출과 공용 창출 성과가 비교적 빠르게 나타났지만, 대학 졸업 후 직장경험 없이 창업했거나 앱 개발 등의 지식 문화콘텐츠 개발 사업자의 경우 단 시간에 사업성과가 나타나지 않은 모습들을 관찰할 수 있었다. 창업해 매출을 발생시켰다 할지라도 고정비와 변동비를 제외하고 이익이 제로가 되는 손익분기점에 도달하기까지 평균 3년의 시간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아이디어와 사업계획을 가지고 있으면 금방이라도 매출과 이익이 발생하고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에 또는 남의 이야기를 듣고 창업분위기에 휩싸여 창업을 하거나, 정부 지원사업의 힘을 의지해 창업에 도전하고 있는 사례들이 발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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