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보건과학대학교 교수

6월은 호국 보훈의 달이다. 우리가 선진국 대열에 들어오기까지 앞서간 선배들의 노고가 많이 있었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러나 정작 얼마나 많은 사람이 어디에서 어떤 희생의 대가를 치르고 왔는지는 잘 모른다.

며칠 전에 솔밭공원에 산책을 나갔다. 몇개의 탑들이 있었다. 예전에는 그냥 지나치던 공원이었다. ‘호국의 의미’도 생각해 보고 ‘산보의 의미’도 되새길 겸해 높게 세워진 탑들을 보게 됐다. 나라를 위해 일을 수행하다가 희생된 넋을 기리고자, 또는 육체적ㆍ정신적으로 피해를 입은 그 유족에게의 보상차원인지, 이곳 공원을 이용하는 청소년에게 애국심을 높이기 위해서 인지 몰라도 정교한 조각상에 그럴싸한 취지문이 있었다.

‘호국 보훈’이라면 ‘나라를 지키고, 그 공훈에 보답함’을 의미한다. 며칠 있으면 6·25전쟁이 일어나 우리 국민의 엄청난 아픔과 절규, 경제적 손실을 가져온 날이다. 우리 주변에서는 누가 전쟁을 일으켰는지 국군이 왜 싸웠는지 수많은 동포들이 어떻게 피난살이를 했는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모를 수 있다는 게 현실이다. 그 때에 피 흘리며 싸우고 살아온 선진 세대가 일깨워야 하는데 한 세대가 흐르다 보니 전쟁에서 아픔, 그 후의 기억이 대부분 사라져 가는 느낌이다.

현충일에 기관장들이 충혼탑을 찾아 호국 영령을 기리는 의식적 행사에서만 ‘호국 보훈’의 각인이 되고 있는 것 같다.

솔밭공원에 대한민국월남전참전자회 충북지부 청주시지회가 관리하는 월남참전기념탑이 있다. 그 탑에는 ‘우리는 세계평화와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하여 자유의 십자군으로 국가의 명령을 받고1964부터 1973년까지 이역만리 월남 전선에 파병되어 국가의 위상을 드높이고 경제발전에 초석이 된 우리 젊은 날들의 숭고한 뜻을 영원히 기리기 위하여 소백산맥의 정기를 받은 솔밭공원에 이 지역 출신 전우들의 큰 뜻을 한 대 모아 열하의 나라 월남 땅에서 백전불굴의 투혼을 불태우며 우리민족의 긍지를 세계만방에 떨치고 먼저가신 전우들의 그 넋을 깊이 추모하며 조국의 무궁한 발전과 민족의 영광을 위해 우리의 고장을 아기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곳에 월남참전 기념탑을 건립합니다’라고 써 놓았다.

자유와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살신성인하신 참전용사들의 정신을 기리고 추모하며 국민들과 청소년들의 나라사랑정신과 호국정신을 함양하는 산 교육장으로, 참전용사들의 지대한 공헌과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고 발전시켜 국가번영을 이룩하는데 앞장서자는 취지였다. 그 옆에 자유 수호 위령탑에 ‘자유민주주의 체제수호를 위해 공산주의에 항거하다 희생된 민간인 호국영령들을 추모하고 그 유가족들을 위로하는 한편 지역민들의 안보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여기에 자유수호희생자 위령탑을 세우다’라고도 씌어 있다.

연중 세워져 있는 탑들이지만 탑에 새겨진 내용을 음미하며, 순국선열과 호국 영령들께 그들의 뜻과 고귀한 희생정신에 대한 고마움과 감사의 마음을 표하고, 피와 땀으로 지켜낸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나라 사랑’의 근본이 어디에 있는지 다시 생각해 본다. 국가존립의 근거는 무엇보다 나라사랑의 마음 밭을 가꾸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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