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순 / 청주문화원 수필반

계절의 여왕 5월이 활짝 핀 장미와 함께 어느덧 6월의 문턱 앞에 와 있다.

5월은 행사가 많은 달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 그 중에도 아이들을 위한 여러 가지 행사가 많이 있었다.

아이들의 상상과 재능을 뽐낼 수 있는 미술대회에 가본 일이다.

대회장에는 아이들과 함께 엄마들도 많이 와 있었다. 대회의 기본방침은 아이들이 그림을 그리는 동안 엄마들은 대회장 밖에서 기다리는 것이었다.

정해진 시간에 아이들의 상상력과 재능을 발휘하고, 또 엄마들 간의 경쟁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기대는 대회가 시작되자 깨지고 말았다. 미리그린 그림을 가져 와서 보고 그리는 아이, 그림책을 보고 그리는 아이, 핸드폰으로 전화를 하며 그림의 상황을 알리는 아이도 있었다.

대회 감독관의 얼굴이 홍조가 돼 대회장 밖에 나와 “그림은 아이들의 재능에 맡겨 두시고 편안한 마음으로 기다려 달라”고 주문한다.

엄마들의 지나친 경쟁심과 내 아이에 대한 집착일까. 아니면 아이를 통하여 자신을 평가 받으려고 하는 것일까.

좀더 잘 그려내어 좋은 상을 받았으면 하는 것은 어느 엄마의 마음이나 같다.

단지 아이들이 스스로 배우고 깨닫는 과정을 빼앗는 어른들의 간섭이 극성스럽고 밉게 보였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기고 보자는 식의 잘못된 경쟁의식을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어리석은 어른이 될까도 두렵다.

상을 타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참가한 것만으로도 좋은 추억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 까한다.

저녁 무렵이 다되어 아이의 손을 잡고 집에 돌아왔다. 석양에 비친 덩굴장미가 서로 어우러져 바람에 미소 짓고 있다.

가장 순수한 어린이의 미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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