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구 안전보건공단 충남지사 건설안전부장

건설업은 ‘수주’를 바탕으로 하는 산업의 특성으로 인해 많은 업체가 치열하게 경쟁하며 원가절감을 위한 다양한 수단이 동원되고 있다. 근로자들이 3D업종을 기피하는 추세가 강해지고 현장근로자들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현장에서 인력대비 기계·장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높아지는 것도 이러한 건설업의 특성에서 기인한다.

2010∼2014년 건설기계·장비에서 기인한 재해로 사망한 근로자는 총 456명으로, 해가 갈수록 사망자 수는 물론, 전체 건설업 사고사망자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해마다 크게 증가하고 있다.

2010년 전체 건설업 사고사망자 수 대비 건설기계·장비 사고사망자 비율은 17%였으나, 2012년 18%, 2013년 19%를 거쳐 2014년에는 무려 24%까지 치솟았다.

전체 건설업 사고사망자는 점차 줄어드는 가운데 건설기계·장비로 인한 사망자는 반대로 더 늘어나 비율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다시 구체적인 사망사고 기인물별로 구분하면 굴삭기, 트럭류, 이동식크레인, 고소작업대(차), 지게차 등으로 이들 5개 기인물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굴삭기의 경우 작업·이동 중 후진하는 장비에 깔리는 사고와 운전자가 붐 선회하던 중 근로자와 부딪히는 사고가 가장 많이 일어난다. 트럭도 마찬가지다. 토사 상하차를 위해 후진하다가 근로자와 부딪히거나 주행 중 운전자 부주의로 근로자와 부딪히는 사고가 가장 많다.

고소작업대의 경우 작업대가 흔들리거나 다른 물체와 부딪혀서 발생하는 끼임 사고가 가장 많이 일어난다.

건설기계·장비의 경우 안전장치가 설치되고 있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사고예방 효과가 높은 주요 안전장치는 설치가 미흡한 실정으로 장비의 근원적 안전성 확보가 미흡한 것이다. 또한 작업효율 등을 이유로 안전장치기능을 임의로 해제하거나 수리하지 않고 사용하고 있는 현장이 많다.

운전자 기본교육 체계 미비, 안전수칙 미준수는 건설기계·장비 사용상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또한 기계를 대여할 때 해당 장비의 수리, 보수, 점검, 부품교체 등에 대한 관리이력을 제대로 제공하지 않는 것, 현장의 안전을 책임지는 관리책임자나 안전담당자가 기계, 장비에 대한 기본 지식이 부족한 것도 재해의 요인이다.

건설기계·장비로 인한 재해를 줄이려면 설계, 제작, 사용 단계에서의 안전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굴삭기의 경우 주변의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는 안전장치, 버킷 탈락을 방지하기 위한 이중 안전장치 등을 제작 시 설치하면 관련 재해를 줄일 수 있다.

무리한 작업 등으로 인한 장비고장이나 안전장치 임의 해제 등 다양한 사고원인이 있어 어느 한 가지 노력만으로 재해율을 낮추는 것은 어렵지만, 건설기계·장비 재해감소를 위해서는 안전장치 설치 및 사용 시 안전수칙을 준수하고 장비 운전자와 관리감독자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렇듯 전체 건설업 사망사고 가운데 건설기계·장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자 고용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은 이에 대응하는 특별대책을 신속히 마련했다.

바로 건설 사고성 사망재해 20% 이상을 차지하는 건설기계·장비 사고 사망재해를 반(50%)으로 줄이기 위한 ‘건설기계-2050 운동’이다. 5월부터 추진되는 건설기계-2050 운동의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민관 합동 건설기계안전협의체를 구성·운영해 건설기계 제도개선을 위한 협의 및 원활한 업무체계를 구축 △5대 건설기계장비 관련 안전점검사항(Check list) 등 안전자료 제작·보급 및 홍보 △건설현장에 사용 중인 건설기계·장비 재해예방 관련 기술자료 배포 및 중점지도 점검 강화 △‘자체 장비 점검의 날’을 지정해 노·사 합동점검 실시 유도 △고용노동부, 안전보건공단, 유관기관, 건설업체와의 역할분담으로 시너지 유도 등으로 특별 대책을 추진해나갈 방침이다.

이제는 건설분야 종사자들 모두가 안전에 대한 확고한 의식을 가져야 한다. ‘안전관리 행위’를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안전의식을 바탕으로 진짜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안전은 1%의 미학이라고 한다. 99%가 완벽해도 1%의 문제가 있으면 1% 때문에 사고가 발생한다는 점을 명심하고 좀 더 세분화된 안전관리 시스템 정착이 건설현장의 재해가 감소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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