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복흠 충북문화유산지킴이 대표

19대 국회가 끝나고 20대 국회가 시작됐다. 선거전에는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겠다고 약속을 하였는데 요즈음 들려오는 소식에 의하면 얼마나 지켜질지 의문이 든다. 일정 정도 지역주의가 해소되기도 하고 절대 권력을 바라는 입장에서 보면 국민의 뜻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느낄 수 있는 선거이기도 하였다. 또한 국민을 팔아 자신의 욕구를 채우는 일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를 느끼게 되었다. 하지만 선거가 끝나고 난 후 지금 들려오는 뉴스를 접하면, 선거 시기에 이야기 했던 모든 공약과 이야기들을 생각하면 벌써 망상에 젖은 정치인들을 보는 것 같다.

국회의장 선출부터 난항을 겪고 있고 상임위 선출과 원구성에 이르기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정치인들은 자기 권력을 유지하는데 급급하고, 국민들의 다양한 목소리와 요구를 반영하는 정책들이 나와야 함에도 불구하고 소수의 이익을 위한 자기 정치를 계속하고 있다. 국가의 정체성과 국민의 행복을 위한 정치가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정치 현주소는 서구 유럽처럼 묵묵히 정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싸움으로 시작하여 싸움으로 끝나는 정치를 하고 있다. 

불교에서 바라보는 가장 이상적인 정치는 공화제와 같은 정치형태로 보았다. 부처님 당시 도시국가와 전제국가의 두형태가 존재하였고 마가다국은 전제국가 형태를, 석가족은 연합국가의 형태를 띤 공화제를 선호했다.

부처님 당시 공화제는 국왕의 절대성을 인정하지 않고 정법으로 다스리면서 백성들의 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도와주는 정치를 최상의 정치로 생각하였다.

불교 경전에서는 가장 이상적인 지도자를 전륜성왕이라 한다. 폭력이나 힘으로 나라를 지배하는 사람이 아닌 법(진리)으로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을 말한다. 정의를 인간의 삶 속에 구체적으로 실현할 수 있을 때 불교에서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이 땅에 실천하였다고 한다.

‘증일아함경’에서 부처님은 이상 사회에 대하여 말하기를 “법으로 다스리고 비법으로 다스리지 마시오. 이치로 다스리고 비리로 다스리지 마시오. 대왕이시여, 정법으로 백성을 다스리는 사람은 죽어서도 하늘에 태어나는 것입니다”라고 했다. 

다른 경전인 ‘장아함’ 전륜왕사자후경에서는 “가난한 자에게 부를 주지 않으므로 가난한 자가 생기고, 도둑이 생기고, 살생하는 일이 있다”고 했다.

불교에서는 자자와 포살의 의례로 자신의 잘못을 대중 앞에 비판받는다. 또한 자자와 포살의 궁극적인 목적은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을 주며 잘 잘못을 헤쳐 나아가는 공정한 비판에 있는 것이다. 수많은 국민들이 국회의원을 바라보고 좋은 정치를 하기를 바란다.

부처님의 염화미소처럼 부드러운 미소로 국민들이 바라는 바를 먼저 알아 싸움이 없는 정치를 기대할 수는 없는 것일까?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