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과

우리에 있어서 5월을 가정의 달이라고 하면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라고 부르고 있다. 호국보훈의 달에 시작은 6월 6일 현충일부터 시작한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애국선열과 국군 장병들의 넋을 위로하고, 충절을 추모하기 위해 정한 기념일인 현충일이 올해로 61회를 보냈다.

현충일이 6월 6일이 된 것에 대하여는 한국민속대백과사전에서는 예부터 손이 없다는 청명과 한식에는 각각 사초(莎草)와 성묘(省墓)를 하고, 6월 6일 망종(芒種)에는 제사를 지내는 풍습이 전해져 왔다.

또한 고려 현종 5년 6월 6일에는 조정에서 장병(將兵)의 뼈를 집으로 봉송해 제사를 지내도록 하였다는 기록도 있다. 농경사회에서는 보리가 익고 새롭게 모내기가 시작되는 망종을 가장 좋은 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1956년 현충일 제정 당시 정부가 6월 6일을 현충일로 정했다고 알려져 있다.

거의 모든 국가가 국가 형성과 국민 형성 과정에서 다양한 전란을 거치게 되고, 그 전란의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현충일을 지정하고 있다. 미국은 5월 마지막 월요일을 ‘메모리얼 데이(Memorial Day)’라 해 국가기념일로 하고 있다. 미국인에 있어 메모리얼 데이는 ‘데커레이션 데이(Decoration Day)’라고 하여 전몰장병을 위해 꽃을 뿌리는 전통을 가지고 있다.

영국은 리멤버런스 데이(Remembrance Day)라 해 1차대전이 끝난 11월 11일에서 가장 가까운 일요일을 전사자 추모일로 하고 있다. 영국은 오전 11시 2분간의 사이렌 소리와 붉은 양귀비 화환을 전사자의 묘에 얻고 가슴에 종이 양귀비를 꽂는 전통을 가지고 있다. 이 전통은 벨기에의 아미스틱 데이(Armistice Day)에서도 지켜지고 있다. 호주와 뉴질랜드의 현충일인 앤잭 데이(Anzac Day)는 1차 대전 때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 연합 군단을 이름하여 추모하는 날로, 추모와 함께 당시 군인들이 하던 동전 게임을 하는 전통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우리의 현충일은 조기로 달고, 오전 10시 1분간 사이렌 소리에 묵념하는 것으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을 기념하고 있다. 이외에 공공장소 등에서 음주 가무를 자제한다. 그러나 조기를 달고, 사이렌을 울리고, 스스로 행동을 자제하는 것으로 현충일을 상징화할 수는 없다.

현충일을 상징화하는 것이 없으니 현충일의 의미는 점점 사라져서 태극기 다는 집이 가뭄에 콩 나듯 하고, 오토바이와 자동차 소리에 사이렌 소리는 잠기고, 추모일이 아닌 휴일이 되어 가고 있다.

우리는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전쟁으로 많은 희생을 겪은 나라이다. 그렇지만 나라와 민족을 위해 희생한 자, 예비군, 군인이 존경받지 못하는 국가가 되어 가고 있다. 그 결과 병역의무를 등한시해도 국회의원이 되는 국가가 되었다.

이제 노는 날이 되어 가고 있는 6월 6일을 그냥 두어서는 안 된다. 더 늦기 전에 현충일이 우리의 가슴 속에 날이 될 수 있도록 상징화하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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