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흡연 등 민원 많아서” 해명

충북 청주시의원이 자신의 지역구 소공원에 설치된 정자(사진)를 무단으로 옮기려다 주민들에게 저지당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25일 청주시 상당구 금천동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22일 P시의원이 크레인을 동원해 금천동 62-1에 설치된 정자의 지붕을 뜯고 옮기려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주민들의 저지로 무산됐다.

당시 P의원은 지역구 주민들의 민원이 많다며 담당기관인 동사무소나 구청에도 알리지 않은 채 무단으로 정자를 옮기려 했다.

이 정자는 청주시가 1천만원을 들여 2014년 설치한 것으로 옮기려는 과정에서 지붕이 파손되며 흉물로 전락했다.

문제가 불거지자 P의원은 “주택가와 바로 붙은 정자에 저녁마다 청소년들이 모여 담배를 피거나 떠들면서 인근 주민들이 고통이 크다는 민원이 쇄도했다”며 “주민들의 숙원을 빨리 해결하기 위해 정자를 옮기려 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초선이다 보니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점을 간과했다”며 “물의를 일으켜 주민들에게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일부 주민들은 “P의원이 자신의 밭으로 정자를 옮기려 했다”고 말하며 진정한 의도를 의심하고 있다.

P의원의 소행이 드러나면서 관할 부서는 황당하다는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상당구청 관계자는 “동사무소나 해당 부서에 민원을 연결시켜 주면 될 일을 왜 본인이 직접 정자를 옮기려 했는지 이해가 안된다”며 “시의원으로서 의욕이 앞선 것 같다”고 혀를 찼다.

그렇지만 신분이 시의원인 만큼 행정 처분에 대해 난감해 하고 있다.

특히 당장 고발이나 원상복구 명령대신 “꼭 옮기야 하는 지 주민들의 의견부터 수렴하겠다”고 밝혀 처분은 ‘봐주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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