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과 공포의 기묘한 조화” 찬사

소설가 한강(46)이 한국인 최초로 세계적 권위의 ‘맨부커상’을 거머쥐는 쾌거를 이뤘다.

맨부커상 선정위원회는 16일(현지시간) 밤 영국 런던 빅토리아앤알버트 박물관에서 열린 공식 만찬 겸 시상식에서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를 2016년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작으로 발표했다. <관련기사 12면>

이 책을 번역해 해외에 처음 소개한 영국인 번역가 데버러 스미스도 한강과 함께 공동 수상자로 호명됐다.

한강은 “책을 쓰는 것은 내 질문에 질문하고 그 답을 찾는 과정이었다. 때로는 고통스러웠고 힘들기도 했지만 가능한 한 계속해서 질문 안에 머물고자 노력했다”며 “나의 질문을 공유해줘서 감사하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영국 인디펜던트 문학 선임기자인 보이드 턴킨은 “맨부커 인터내셔널을 수상할 충분한 가치가 있는, 잊혀지지 않는 강력하고 근원적인 소설”이라며 “압축적이고 정교하고 충격적인 이야기로 아름다움과 공포의 기묘한 조화를 보여줬다”는 찬사를 보냈다.

영어권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고 프랑스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맨부커상’은 영국 등 영연방 국가 작가에게 주는 상(Man Booker Prize)과 영연방 외 지역 작가와 번역가에게 주는 인터내셔널(Man Booker International Prize) 부문 상으로 나눠 수여된다. 인터내셔널 부문은 번역의 중요성을 고려해 작가와 번역가에게 공동으로 수여한다. 상금 5만파운드(한화 8천600만원)도 나눠 갖는다.

수상의 영광을 안은 작품 ‘채식주의자’는 한강이 2004년 발표해 2007년 단행본으로 출간한 작품이지만, 해외에서는 지난해 1월 처음으로 소개됐다. 어릴 때 육식과 관련된 트라우마를 입은 한 여자가 폭력을 거부하기 위해 극단적인 채식을 하면서 죽음에 다가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강의 수상 소식에 국내 문학계도 크게 환호하고 있다.

한국문학번역원 김성곤 원장은 “대단한 쾌거다. 맨부커상은 제2의 노벨문학상”이라며 “한국문학이 도약할 수 있는 커다란 발판, 도약대가 될 것”이라고 축하의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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