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철 / 옥천 대성사 주지

천안문 광장에 모여든 수백만명의 모택동 참배행렬. 시골에 사는 사람의 평생소원이 이곳 방문이라니 빈부의 격차가 상상을 초월한다. 자금성 이화원의 세계적 문화유산. 엄청난 규모에 비해 보수가 잘되지 않고 많은 사람으로 훼손되어 가는 모습을 보니 더욱 안타깝다.

다음날 담닥사, 와불사, 계단사를 참배했다. 그러나 중국의 사찰은 스님이 보이지 않고 기도 소리도 없으며 유일하게 사람이 한적하다.

 목적이 사찰 순례인 관계로 목탁도 없이 모두 함께 참배를 하며 반야심경을 봉독하니 큰 깨달음이 온다. 자연을 사랑하지 않고 훼손하면 너희도 헐벗고 굶주리고 나무와 꽃은 죽어간다고, 대한민국에 돌아가서 자연보호를 앞장서 실천하라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명을 간직한 채 대웅전에서 발길을 옮겨야 했다.

2천600년전 석가모니 부처님이 바루 공양을 하시며 음식물을 아끼고 고르게 나누도록 하신 큰 뜻을 중국 순례를 통해 깨우치며 인천공항에 도착해 수속을 마치고 공항 밖에 나왔다. 꽃이 만발하고 나무가 푸르고 시원한 공기까지, 이곳이 극락 세계가 아닌가.

모두 소리를 지르며 대한민국을 외쳤다. 자연보호 백번 천번을 이야기해도 부족하다. 자연을 훼손하면 큰 재앙이 인간에게 반드시 돌아온다는 인과법을 명심하는 여행이었다.

우리는 극락 세계에 살고 있으면서 마음의 눈이 어두워 행복을 발견하지 못하고 오늘도 행복을 찾아 헤매는 바보는 아닌가.

그런 중국이 변하고 있다.

깨어나고 있는 나라 중국! 공산국가에서 볼 수 없었던 사유 재산 인정으로 20대에서 30대가 산업 현장 이곳, 저곳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필요한 시간에만 전기를 켜고 텔레비전 불빛으로 생활하는 검소함으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작업을 한다. 건설현장 대국이라고 자부하며 비행기에서 조차 중국어를 고집하는 자존심 강한 나라. 화장을 하지 않고 사치한 옷을 가려입지 않는 순수한 국민. 신축하는 건물은 최고로 크게 짓고 유물의 수와 크기에 있어 웅장함을 자부하는 나라 중국. '

그들이 우리를 따라오고 있다. 국민모두가 정신차리고 오만과 사치에서 깨어나 부지런하고 친절하고 검소한 백의민족으로 각자 자기의 소임에 최선을 다하자.

30년 전의 배고픔과 굶주림을 잊지 말자. 부자일 때 가난할 때를 생각하여 저금해두는 지혜를 잊지 말아야 할 일이다.

불기2548년 부처님 오신날은 하늘에서 꽃비가 내리고 국민의 마음이 화합하는 서원을 발원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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