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경 청주신율봉도서관 사서

요즘 인문학의 중요성이 많이 대두되고 있지만, 아직은 우리에게 조금 생소하고 어렵게만 느껴지는 게 현실이다. 「내 안에서 나를 만드는 것들」은 애덤 스미스의 「도덕감정론」을 옛 고전이 주는 무게감을 덜어내고, 나와 같은 인문학 초보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현대적으로 풀어낸 책이다.

‘나를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나 자신일까, 또 다른 무엇일까?’ 책 속에는 공정한 관찰자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공정한 관찰자는 이성, 원칙, 양심, 가슴 속 동거인, 내부 인간, 우리의 행동에 위대한 심판자이자 결정권자이다(46 p.)”

공정한 관찰자는 우리와 대화를 나누며 우리의 행동이 도덕적인지 확인해주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인물이다. 자신의 도덕성을 점검할 때 자신이외의 공정한 관찰자가 있다고 생각하고 그의 판단이 어떨지에 대해 생각해보며 스스로를 단련해 가야한다는 의미를 주고 있다. 우리는 공정한 관찰자를 자주 떠올릴때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애덤 스미스는 공정한 관찰자가 제 역할을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스스로를 기만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스스로의 이기적인 욕망에 압도당해 공정한 관찰자의 얘기를 듣지 못하고 누가봐도 옳지 않은 일들을 저지르고 산다.

“‘나는 나의 민낯을 정직하게 본다’ 이런 믿음이야말로 가장 심각한 자기 기만이다.(94 p.)”

우리는 스스로를 속여 자신이 사랑스럽다고 믿을 수 있지만, 정작 진짜로 사랑스러운 존재가 되고자 노력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사랑 받으려는 인간의 욕구 자체가 위험하다는 애덤 스미스의 말은 그래서 더 의미 있게 다가온다.

행복하고 좋은 삶이란 무엇일까? 애덤 스미스가 제시하는 행복 처방전은 단순하다.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사랑스러운 존재가 되면 된다. 이는 곧 존경받고 존경받을 만한 사람이 되고, 칭찬받고 칭찬받을 만한 사람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애덤 스미스는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는지, 또 선량하고 미덕을 갖춘 삶은 어떤 것인지에 대한 답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은 「도덕감정론」을 통해 인생의 의미와 도덕, 그리고 자신에게 가장 가까운 사람들과 인간관계, 행동방식은 18세기나 250년이 지난 현재나 크게 변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시대가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 이것이 고전의 묘미인 것 같다.

「내 안에서 나를 만드는 것들」은 외부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늘 흔들리는 현대인들에게 도움을 줄 만한 여러 가지 메시지들로 가득 차 있다. 삶에 대해서 진정으로 누구나 고민하는 문제들에 대해서 어떻게 하면 나를 제대로 찾아가는지 그리고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조언들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이야말로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인생 수업’을 배울 수 있는 교과서라 할 수 있다. 더 늦기 전에 이 책을 읽는다면 나의 행복을 찾아 떠나는 인생여행은 더 쉽지 않을까싶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