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랑 / 청주의료원 소아정신과장

따뜻한 햇살 아래 아이들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해야 할 5월이지만 그런 5월이 더욱 슬프고 외로운 아이들이 있다. 요즘 들어 수심 가득한 얼굴로 소아정신과 외래를 찾는 아이들이 부쩍 늘고 있다.

전에는 아이들에게 우울증이 없다고 말하던 때가 있었다.

우울증은 자신을 돌아볼 줄 알고 타인과 비교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걸리는 질환이기 때문에 소아는 우울증에 걸리지 않는다는 주장이었지만 실제로는 소아의 1% 정도가 우울증을 경험하며 가족 중 우울증 환자가 있는 경우 그 비율은 높아진다.

전형적인 우울증이라면 소아나 청소년, 성인이 크게 다른 것이 없지만 소아의 경우 특히 ‘가면 우울증’이라고 불리는 다른 모습의 우울증이 많기 때문에 더욱 어려운 것이다.

이들은 아침이면 머리나 배가 아프다고 하고, 일요일 밤에 잠들지 못하거나 학교에 갔다 오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잘 놀고, 주말로 가면서 이러한 통증이나 신체증상의 호소가 줄어들기도 한다.

또한 집중력이 떨어져 학업에 대한 관심이 줄고 기억력이 떨어지고 머리가 멍하다고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들은 이전의 즐거웠던 활동에서 더 이상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오히려 부담스럽고 따분하게 느껴지게 되고, 친구들과의 관계도 소원해지다 결국 죽음을 생각하고 자살시도를 하기에 이른다.

일단 우울증이 의심된다면 주변의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아이들의 말을 잘 경청해야 한다. 스트레스라면 주로 가정불화나 성적, 교우관계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이 자신이 존중받고 관심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여유를 갖고 아이들의 말을 들어주고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중요한 것은 전문가의 도움을 통해 정확한 감별진단을 하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소아의 ‘가면 우울증’은 여러 가지 모습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처음부터 정신과 의사에 의한 정확한 평가와 계획이 중요한 것이다.

물론 소아를 많이 치료해 본 경험이 있는 의사라면 좋겠다.

그런 이후에 보통 9세 이하의 아동들에서는 놀이를 매개체로 하는 놀이치료가, 9세 이상의 아이들에게는 정신치료가 이용되기도 하며 약물치료도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부모에게 적절한 양육방법과 우울증에 대한 교육을 실시해 가정에서 아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해야한다.
(☏043-279-2336)

◇약력
△1999 충북대의대 졸업 △2002 충북대병원 신경정신과 전공의 수료
△2003 삼성의료원 소아청소년정신과 전임의 수료 △2004 청주의료원 소아청소년 정신과 과장 △現 대한신경정신의학회 회원 △現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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