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섭 / 시조시인·청주시의회 전문위원

구두끈을 풀었다 장갑을 벗었다. 하늘에 계신 성상 앞에 껍질 벗어 우뚝 섰다.

아버지 그 아버지의 조상 부끄럼이 없기를/ 대대로 물려받은 뒤 뜰 호두나무. 별 모아 방들이고 은하수로 울타리 지어. 천 야 성 예불 드리고 가슴을 비웠다/ 한 마음 엮었다 떳떳한 선배로서. 머~언 먼 그 후일 이어진 발자국은. 애비는 ‘그 사람 괜찮았어’ 그 소릴 듣고 싶다.

‘아들에게’라는 시조시 한 수(首)를 소개해 보았다.

J(윤정, 재호, 재훈) 에게!

‘양약(良藥)은 고어구(苦於口)’라는 옛 말이 있다. 좋은 약은 입에 쓰다는 말로서, 듣기 싫고 귀에 거슬리는 말이라도 그것은 인격수양에 좋다는 뜻으로 이제 사회인으로 첫발을 내딛는 과정에 있는 J, 너희들에게 적절한 말인 것 같아서 가슴에 새겨두길 바라는 마음이다.

세월은 쏜살같다 하지만 며칠 남지 않은 5월 가정의 달을 맞으면서 그리 오래 되지 않은 것 같은 15~16년 전의 어린이날에는 3남매 손목을 줄줄이 잡고 공원 나들이에 솜사탕, 뻥튀기 등 먹거리의 즐거움은 물론 먼 훗날 추억 거리를 만들어 주고싶은 마음으로 머리를 따주고 또아리를 틀어주며 알록달록한 머리핀을 꽂아서 사진을 찍어주던 일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당당한 사회인으로 성장한 3J, 가슴 뿌듯하다.

취직하기가 힘이 든다는 요즘 세상에 대학을 졸업하기도 전에 대그룹으로 꼽는다는 삼성전자 무선사업 연구분야로 전공을 찾아 진출을 해준 큰딸 J, 그리고 왜소하고 약질인데도 불구하고 2년간의 군 복무를 깡다구로 무사히 마치고 제대한 큰아들 J, 이제 대학을 휴학하고 군 입대를 눈앞에 둔 떼보 막둥이 J, 모두 고맙고 자랑스럽다.

요즈음 화창한 날씨에 젊은 아빠 엄마들이 꼬마들의 손을 잡고 봄나들이에 마냥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당당한 사회인으로 진출을 해 주고 있는 3J, 마냥 가슴 뿌듯하고 별 탈 없이 잘 자라 줌에 조상님들께 감사의 마음을 드리고 싶다.

이제, 험난한 파도타기와 같다는 세상 삶을 ‘엮이는 삶(피동적)이 아닌, 엮어 가는 삶(능동적)’강한 신조와 용기로서 차분히 헤쳐 나아가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신께 기원드린다. 3J!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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