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현 / 청주주는교회 담임목사

매년 5월8일이 되면 우리나라 방방곡곡에 울려 퍼지는 노래가 있다.

‘나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르실 때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

이 노래를 부를 때마다 마음에 찡한 감동이 느껴진다. 

가사의 한 구절 한 구절에 어머니의 사랑을 잘 표현해 놓았기 때문이다. 아쉬운 것은 이 노래가 그 날 하루로 끝나 버리고 만다는 사실이다.

노래야 그렇다 치자. 혹 자식인 우리가 부모님 공경하고 효도하는 것을 일 년에 한 번 있는 연례행사로 생각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만약 그렇다면 이것은 참으로 큰 문제다.

얼마 전, 충남 예산 모 초등학교 교장이었던 분이 교사들과의 마찰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가슴 아픈 소식을 들었을 때 참으로 안타까웠다.

어느 편이 옳고 그름을 말하자는 것이 아니라 그가 효심이 무척 깊었던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6남매 중 둘째로 고향을 지키며 매일 부모를 찾아 뵙고 늘 아내에게 이렇게 말했다는 것이다.

부모님 생전에 최선을 다해야지. 대신 돌아가시면 울지 않을 거야.”

이 교장 선생님은 20년이 넘도록 어김없이 새벽 4시경에 일어나 부모님 댁에 가서 문안 인사를 드린 후 마당 쓸고 빨랫감 세탁기에 넣고 집에 돌아와서 아침 먹고 출근하는 일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거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선친이 몸을 가누지 못할 때는 퇴근 후에도 본가에 들러 대소변을 받아내고 몸이 불편한 어머니 요강까지 깨끗이 비우고는 집에 돌아오는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적어도 부모님께 올바르게 효도를 다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대할 때도 어긋나게 대하지는 않는다.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이 인생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태어나 자란 곳, 그렇게도 극진히 모셨던 노모가 사는 집 뒤편 나뭇가지에서 불효를 저질러야 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가 부모에게 효도하지 못하게 하는 일들이 많다. 효도하기 쉽지 않은 시대다.

그래도 이 글을 읽는 우리들은 효도해야 한다. 시대가 불효의 시대이고, 환경이 효도할 수 있는 조건들을 어렵게 할지라도 우리는 효도해야 한다.

 이것이 인생의 근본이다. 

교회에서는 십계명을 가르치는데 십계명을 보면 하나님을 섬기는 방법을 설명한 후 나오는 첫 번째 명령이 ‘부모를 공경하라’는 것이다. 사람과의 관계를 말하면서 부모공경의 계명을 첫 번째로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기독교는 효를 무시하거나 대충 넘어가지 않는다. 우리 모두가 부모를 공경함으로써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겨주신 부모의 책임을 다하시고 하나님의 넘치는 은혜와 복을 모두 받아 누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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