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성 / 청주문화의집 수필창작반

푸르름을 이끌고 오월은 문을 활짝 열었다. 어느새 입하를 지나 여름을 알리려 따가운 햇살이 얄굽게 느껴진다.

오월하면 계절의 왕이면서 무척 바쁜 달이기도 하다.

아이에게나 어른에게나.

요즘 이것저것 바쁜 일로 정신이 없다.

일이 바쁜 것보다 마음에 여유가 없다고나 할까?

직장생활을 하지 않으면서도 늘 분주한 엄마로서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일요일도 엄마없이 보내야 했고, 어린이날도 아이들과 종일 지내주지 못했으며 어린이날 선물도 준비하지 못했다.

 인심이나 쓰듯 집 앞 문구점에서 일정한 선까지 그어놓고 고르게 하였다.

며칠 전 집에 도착하자마자 아이들은 내게 수수께끼를 풀며 카드를 주었다.

엄마의 생일선물이었다. 용돈이 없어 준비한 마음의 선물이라며 빨리 읽어보라 재촉하였다.

카드 속에는 소원을 들어주는 앵무새와 사랑을 담은 하트모양이 접혀있었다.

카드를 펼치면 앵무새가 금방이라도 날아갈 듯 붙여놓았다.

 아이들은 엄마의 소원을 들어주고 싶지만 아직 어리고 힘이 없어 언젠가 책에서 읽은 앵무새를 선물하기로 했단다.

두 아이의 카드를 읽고 훌쩍 커버린 아이들이 대견스럽고 감사했다.

카드를 읽고 또 읽으며 생각해보니 나는 일년 내내 선물을 받고 있다.

별 탈 없이 건강하고 밝게 크고 있고, 낮은 곳을 바랄 볼 줄 아는 마음을 지녔으며, 아이들이 그 곳에 있는 것 자체가 선물이다. 지치고 힘들때면 두 아이가 번갈아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이들의 우수개소리와 함께하는 게임 속에서 살아가는 힘을 얻고 있었다. 미쳐 깨닫지 못한 채 일년 내내 받는 선물은 쌓여가고 있다.

초록이 짙게 나부끼는 곳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가 맘껏 느끼게 하고 싶다.

너희들로 얼마나 행복해하고 있는지. 너희는 엄마가 일년 내내 받는 선물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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