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디제라티 연구소장

우리나라에는 이미 오래 전부터 자연에서 솟아나는 약수를 이용해 질병 치료를 해왔으며, 오늘날도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또한 이를 브랜드화 시켜 지역상품과 천연기념물로 보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동국천품’에 수록된 우리나라의 유명약수 일곱번째 소개는 아래와 같다.

황해도 옹진군 옹진읍에는 마산온천(馬山溫泉)이 있는데 해주(海州)의 서쪽 90리에 있다. 옹진읍이 본래 마산면이었기 때문에 마산온천이라고도 하며, 일명 옹진온천이라고도 한다. 구월산(九月山)에서 해주만 사이에 있는 편마암 단층선을 따라 여러 곳에서 솟아오르는 온천 중의 하나이다. 이 곳은 세종 30년(1449)에 세종이 다리의 통증을 치료하기 위해 순행했다고 하며, 안평대군(安平大君)도 이 곳에 자주 들러 휴양을 했다는 기록이 있다. ‘연려실기술’에 의하면 해주에는 배천(白川)의 대교(大橋), 연안의 전성과 평산(平山)ㆍ문화(文化)ㆍ안악(安岳)에 모두 온천이 있는데, 이 중 마산 온천이 가장 좋다고 기록돼 있다. 

제주도의 남쪽 한라산 꼭대기에 백록담(白鹿潭)이 있다. 옛날 신선들이 하늘에서 내려와 ‘백록(白鹿:흰 사슴)’을 타고 그 부근에서 놀았다 하여 그 이름이 유래됐다. 이원진의 ‘탐라지’에 의하면 한라산의 명칭에 대해 언급하면서 “…부악(釜岳)이라고도 하는데 물을 저장하는 그릇과 비슷하기 때문이다”라고 기술돼 있다. 이는 한라산의 상봉인 화산체에 백록담이라는 커다란 분화구가 솥과 같은 형상을 하고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한편, 백록(白鹿:흰 사슴)이 이곳에 떼를 지어서 놀면서 물을 마셨다는데서 백록담(白鹿潭)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그리고 옛날 신선들이 백록주(白鹿酒)를 마시고 놀았다는 전설에서 백록담이라 부르게 됐다는 설도 있다. 전설에 따르면 오랜 옛날 이 호수는 매년 복(伏)날이 되면 선녀들이 하늘에서 내려와 목욕을 하던 곳이었다. 한라산 산신령은 이것을 알고 복날이면 북쪽 방선문(訪仙門)으로 내려가 선녀들이 목욕을 마치고 하늘로 올라가기를 기다려야만 했다.

그러던 어느 복날 미쳐 내려가지 못한 산신령은 선녀의 옷 벗는 모습을 보고 그만 황홀경에 빠져 정신을 잃은 채 서 있었다. 산신령을 발견한 선녀들이 기겁을 하고 하늘에 올라가 이 사실을 옥황상제에게 일러 바치자 노한 옥황상제는 산신령을 흰 사슴으로 변하게 했다. 그후 매년 복날이면 흰 사슴 한 마리가 이 못에 나타나 슬피 울었으므로 이 못을 ‘흰 사슴 못’ 즉 백록담이라 부르게 됐다고 한다.

전라남도 담양 지역 창평(昌平)의 북쪽 40리 용구산(龍龜山)에 금계천이 있다. 이곳에서 날씨가 가물면 비오기를 빌었다. 병풍암(屛風岩) 바로 남서쪽 기슭에 용구샘이 있는데 이 샘이 금계천이 아닌가 한다. 청주시도 초정행궁을 재현해 초정약수의 브랜드화를 시도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고고학적 근거가 미비해 복원이 아닌 재현함에 있어서도 고증이 공론화 되지 못한 성급함이 있지 않나 보여진다. 행궁의 규모는 물론 건축자재 및 지붕의 형태 등 온양행궁을 본 따 실제 행궁의 모습이 아닌 다른 형태가 되지 않나 염려된다, 수년 전 북한의 1440년대(세종) 초의 온천치료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갈산동 온천의 욕탕 건물터와 내부시설물이 발굴된 것 등을 면밀히 검토해 봐야 할 것이다. 이 온천 또한 세종이 온천 치료를 한 곳으로 초정 행궁 못지않는 중요한 사료이다. 보다 철저하고 정확한 고증을 거쳐 초정 행궁이 재현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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