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군-충청대 1주일 간격 추진

진천군과 충청대의 태권도축제 개별 개최에 대한 논란이 자칫 국기(國技)인 태권도의 권위 실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같은 지역에서 일주일 간격을 두고 세계대회가 잇따라 열려 참가국 분산에 따른 지역축제로 의미가 축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한태권도협회도 가뜩이나 국제 체육계에서 태권도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문제가 대두되자 진천군과 충청대 행사 관계자들을 내주 중에 불러 중재를 모색키로 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진천군은 오는 6월18∼24일 진천읍 김유신 탄생지와 화랑관 등지에서 ‘2004세계태권도화랑문화축제’를, 충청대는 이 대회 직후인 같은 달 30일∼7월7일 청주체육관 등지서 ‘세계태권도문화축제2004’를 각각 개최할 계획이다. 비슷한 시기에 유사한 태권도 관련 축제가 열리는 것이다.

진천군과 충청대는 일단 공동개최에 따른 긍정적 효과와 개별 개최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 공감하고 있는 입장이다.

진천군과 충청대는 3일 충청매일와 전화통화에서 각각 태권도축제를 열 경우 모양새가 좋지 않을뿐더러 태권도의 세계적 위상 실추를 걱정했다.

이들은 또 공동개최를 할 때 행사비 및 역할 분담 등에 따른 양측의 부담이 줄어드는 등의 효과에 대해서도 공감을 표시했다.

태권도는 지난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지정됐으나 종주국인 한국이 각종 대회에서 메달을 싹쓸이하고 김운용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의 각종 비리 개입설이 흘러나오자 IOC 내부에서 정식 종목 제외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만큼 국제적 위상이 실추됐다는 방증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국내에서 조차 태권도와 관련한 단체간 불협화음이 나오고 있는 것을 체육인들은 우려하고 있다.

진천군과 충청대가 태권도 축제를 개별 개최할 경우 축제별 참가국 규모가 적을 수 있다는 것이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말만 세계잔치일 뿐 국내 지역 잔치를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2002년 진천군과 충청대가 공동으로 개최했을 당시 40개국에서 1천400여명이 참가했다.

그러나 진천군과 춘천시가 각각 단독 개최한 지난해 세계태권도협회 공식 후원을 받은 춘천시의 코리아오픈국제태권도대회에 50개국 1천500여명이 참가한 반면 이 단체의 후원을 받지 못한 진천군은 35개국 1천200명이었다. 행사개최 시차가 3개월이 넘지만 같은 해 유사대회가 치러지면서 진천군의 행사가 상대적으로 위축된 모양새였다. 따라서 이번 양측 행사 개최를 두고 분산 참가에 따른 국제행사 취지 반감 우려가 있어 대한태권도협회의 중재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영재·심영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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