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 대전대 청주한방병원장 침구·재활1과

겨울철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과일이라 하면 귤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추운 겨울 따뜻한 이불 속에서 새콤달콤한 귤을 까먹는 것만으로도 피로가 풀리고 감기를 예방해 겨울철 건강을 챙길 수 있습니다. 예부터 우리 가정에서는 알맹이를 먹고 난 귤껍질을 아랫목에 말려서 차로 이용해 왔으며 한의학에서도 귤껍질을 말린 진피는 중요한 약재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귤이 비타민C의 보고라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하루 귤 2개만 먹어도 비타민C 1일 권장량을 충족할 수 있다고 합니다. 겨울철은 다른 어느 계절보다 비타민C가 많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귤은 비타민C가 풍부한 알칼리성 식품으로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 체온이 쉽게 내려가는 것을 막아주고 피부와 점막을 튼튼하게 해 감기를 예방합니다. 또한 비타민C와 구연산은 스트레스를 풀고, 피로회복을 도우며, 피부를 맑게 해 피부미용에도 매우 좋습니다. 귤에는 그밖에도 칼륨과 비타민P가 함유돼 있어 혈관을 튼튼하게 하고 고혈압을 예방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귤껍질 안쪽의 줄과 같은 흰 속에는 식이섬유가 풍부해 변비에 좋고, 헤스피리딘이라는 비타민P가 함유돼 모세혈관의 활동을 활발하게 합니다.

귤껍질은 과육의 4배에 해당하는 비타민C를 함유하고 있으며,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는 섬유소인 펙틴이 풍부합니다. 귤껍질에는 귤의 독특한 향기를 내는 방향성의 정유성분이 포함돼 있습니다. 이 정유 성분들이 귤껍질의 약리 효과를 내는 주성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동의보감에서 귤껍질은 귤피 또는 오래된 것이 좋다 해 진피로 기록돼 있습니다. 그 성질이 따뜻하고 맛은 쓰고 매우며 독이 없고 가슴에 기가 뭉친 것을 치료하고, 음식 맛이 나게 하며 소화가 잘 되도록 하는 효능이 있습니다. 또한 이질을 멈추게 하고 가래를 삭히며, 기운이 위로 치밀어 오르는 것과 기침을 낫게 하고, 구역질을 멎게 하며, 대소변을 잘 통하게 합니다.

귤껍질의 백피와 홍피의 효능을 분류해 흰 속이 그대로 있는 것은 비위를 보해 속을 편하게 하며, 흰 속을 버린 것은 가래를 삭히고 체한 것을 푸는 것으로 돼 있습니다.

또 귤의 미성숙한 과실의 푸른 껍질은 청피라 해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쓰며 독이 없어 기가 막힌 것을 치료하고 소화가 잘 되게 하며, 가슴에 기가 막힌 것을 헤치는 효능을 가진 것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귤껍질은 비위를 따뜻하게 해 습을 말리고 가래를 없애는 효능이 있어 평소 살집이 있으면서 잘 붓거나 가래가 많은 분들께 적합합니다. 따라서 진액이 부족한 마른체형에는 알맞지 않으므로 가정에서 귤껍질 차를 장복하시는 경우에는 주의를 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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