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과

인사가 만사라 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모든 일은 인간이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 인사에서 신중하고 참을성 있게 노력하는 모습을 삼고초려(三顧草廬)로 표현한다. 삼고초려는 삼국지에서 유비가 제갈량의 초가집을 세번 방문한 끝에 군사(軍師)로 모시게 됐다는 데서 유래한다.

역사를 보면 이처럼 신중한 인사의 대상이 된 사람은 대부분 겸손하고, 만인의 모범이 되며, 진실하고, 낮은 곳에 임해있는 사람들이다. 권력을 도모하지 않고, 권력에 의존하지 않으며, 권력의 신하가 되지 않는 것이 이들의 공통점이다.

최근 정치권은 야권 분열과 4월 총선을 대비하여 대표가 중심이 돼 인재 영입을 하고 있다. 인재를 영입하는 쪽에서 삼고초려를 했는지는 모르나 그 면모를 볼때 만인에게 모범이 되고 진실하고 능력이 있는 사람은 적다. 그 나물에 그 밥이고, 기존 사람을 놓고 둘러치고 메치고 할 뿐이다.

연초 북핵과 정치권의 파행으로 5개 부처 개각은 인사청문회부터 임명까지 매스컴이나 대중의 관심을 받지 못하였다. 역설적으로 임용에 관심을 적게 받은 것이 관운과 천운 덕이라고 하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준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경우 차녀의 국적 문제, 논문 표절 의혹, 차녀의 아파트 취득과 관련된 증여세 문제, 부동산 매입 문제는 과거 엄격하게 진행된 인사청문회 같으면 통과될 수 없는 의혹들이다. 이러한 의혹과 관련하여 개인의 사생활이라는 명분으로 정보제공을 하지 않는 것은 떳떳한 공인으로 해서는 안 되는 행위이다.

한편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의 경우도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가 과거에 대표이사로 재직했던 ㈜ 위니텍의 취업규칙, 내규 및 육아와 임산 등 여성 및 가족과 관련한 제도 시행에 대해 자료요구를 했으나 영업상 비밀이라는 명분으로 자료제출을 거부했다.

모범적인 여성정책을 추진한 회사 같으면 자료제출을 거부했을까? 이외에 위니텍의 성장 과정, IT 자격증도 없는 장남의 정보통신 회사에서의 대체복무 특혜 의혹, 임용된 뒤 관례와 달리 국회의원직에 대해 사표를 내지 않은 행동 등은 공인으로서 자질이 의심된다. 이들 장관이 청와대가 삼고초려를 하여 인사를 진행한 사람인지는 모르지만, 만인의 모범이 되고 겸손한 사람은 아닌 듯하다. 장관들의 집단을 내각이라고 한다. 내각을 의미하는 캐비닛(cabinet)은 판잣집을 의미하는 캐빈(cabin)에 그 어원을 가진다. 장관을 뜻하는 미니스터(minister)는 심부름꾼을 그 어원으로 가지고 있다. 즉 장관의 직위는 낮은 곳에 임한다는 것을 그 의미로 가진다.

그런데 우리의 장관은 낮은 곳에 임하기보다는 갑(甲)인 사람들의 자리인 듯하다. 우리 사회에 삼고초려의 인사와 인물 영입이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이 모든 것이 국민이 아닌 가진 자들 그들만의 리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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