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작가회의 ‘육감-여섯가지 느낌’ 출간
과거와 현재 모습·상인들 이야기 등 담아

충북 청주시 상당구 석교동 및 남문로 1가 일대에 형성된 60여년의 전통을 지닌 ‘육거리 시장’.

1950년 이후 형성된 청주의 대표 재래시장이다. 6개로 갈라지는 교차로 중 3개의 길이 시장으로 연결되는데, 조선 후기에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시장이다보니 길보다 시장이 먼저 태어났다. 무심천변에 형성됐던 우시장과 농기구를 만드는 대장간, 국밥집 등이 육거리시장의 시초가 됐고, 6·25 전쟁을 거치면서 규모가 커져 종합시장으로 발전했다.

청주의 역사와 함께한 육거리 시장의 생생한 이야기가 글로 담겨져 눈길을 끌고 있다.

충북작가회의는 충북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 ‘충북의 문학지리-장소의 기억, 청주를 말하다’ 연속 기획으로 육거리 시장 사람들의 이야기를 구술집 ‘육감-여섯가지 느낌’으로 엮었다.

소설가 정연승 작가는 똑같은 제복을 입고 기계처럼 손님을 맞는 대형마트와 달리 무질서함에서 생활의 활력과 정감이 느껴지는 육거리 시장의 풍경을 ‘육거리 시장에 가면’에 담았다.

이어 장문석의 시 ‘육전반상’과 육거리 시장의 풍경을 담은 사진들이 아기자기하게 자리하고, 상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요즘 육거리 시장’이 맛깔나게 글밭을 이루고 있다.

가덕순대의 ‘우리 집 돼지 머리가 제일 예뻐요’, 금탑미용실의 ‘할머니 파마가 제일 어려운 거예요’, 북일톱집의 ‘물어서 할라믄 하지를 말구’, 석교닭집의 ‘늘 감사하게 살아요 내일을 오늘처럼 산다 했잖아’ 등 육거리 시장에 터를 잡고 살아온 상인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또 ‘옛 육거리 시장’ 코너에서는 우리가 몰랐던 과거의 역사 속 육거리 시장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석교상가의 신영식씨가 ‘그 전에는 육거리가 없었어요’, 이석만·신동수씨의 ‘사흘 모으면 올갱이가 가마니로 하나’ 등 지금의 육거리 시장이 형성되기 전까지의 역사를 육거리 터줏대감의 생생한 목소리로 듣는다.

사진과 함께 육거리를 보여주는 ‘육거리 읽을 거리’와 ‘사진이 있는 글’도 과거와 현재의 육거리의 모습을 정감있게 다룬다. 시인 이종수 작가의 ‘시장 사람들이 돈 벌었다고 대충 장사하믄 안돼’와 이정민(거리산책자)씨의 ‘육거리 시장, 우리 삶의 중간역’, 화가 한태호 작가의 ‘육거리 시장의 밤을 서성이다’ 등 사진과 어우러진 글들이 우리네 삶과 함께 해온 시장의 발자취를 다시 한번 돌아보고 앞으로 함께할 시장의 모습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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