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우/㈔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 청주충북환경운동의 20년 역사와 궤를 같이 하는 (사)풀꿈환경재단 염우 상임이사는 2016년은 환경운동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라고 전제하며 통합청주시는 도·농 상생형 환경운동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것 이라고 강조한다.

 청주충북의 환경운동 독보적…20년 역사와 함께해

환경운동연합에서 분리 독립된 풀꿈재단 상임이사 중책

활동그룹과 지원그룹간 중간역할자로 녹색사회 구현

 

청주 미래상, ‘도·농 상생하는 생태문화도시’가 해답

에코콤플렉스 위탁운영공모 참여…환경운동 허브 조성

운동가들에게 일하기 좋은 환경 만들어 주는것도 중요

전국 환경운동 활동 중 단연 독보적인 위치에 있는 청주충북의 환경운동 역사는 이 사람의 행적과 그 궤를 같이 한다. 20년 전 1995년 4월 충북 청주에서 처음으로 100여명의 발기인과 함께 ‘푸른 환경을 지키는 청주모임’을 조직해 창립 선언한 이후 2014년 환경운동 그린플랫폼 구축을 위한 (사)풀꿈환경재단을 창립하기 까지, 중심 역할을 해온 염우 상임이사(46).

그가 환경운동에 발을 들여 놓게 된 계기는 대학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청주대 환경공학과에 다녔던 그는 학생운동에 가담해 활동한 이유 때문에 대학을 10년 만에 졸업했다. 20대 시절 10년이라는 시간을 학생운동에 몸담았지만 특별한 성과가 눈에 보이지 않아 아쉬움이 많았고 졸업 후 진로에 대해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던 중 전국 단체인 공해추방운동연합 수련회에 참가 했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졸업 후 지역사회에 남아 사회운동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사회운동분야는 환경공학을 전공한 것과 연계해 도시·자연 환경과 관련한 일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청주라는 지역적 공간은 환경운동을 하기에 좋았습니다. 학생운동에 비하면 열심히 한 만큼 성과도 나타났고 보람도 느낄 수 있었죠. 시민운동은 중앙(서울)보다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것이 할 일도 더 많고 좋은 모범사례를 남겼을 때 전국을 선도하거나 확산시킬 수 있는 파급력이 있죠. 청주충북환경운동이 타 지역에 비해 많은 성과와 좋은 사례를 남겼다는 것은 전국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사실이죠.”

20년간 청주충북 환경운동 실무자로서 대부분의 굵직한 환경현안에 관여해온 염 상임이사는 문장대 온천개발 저지, 무심천 하상도로 주차장 반대, 밀레니엄타운 조성사업, 음성군 맹동면 금광개발 반대, 두꺼비 원흥이 마을 지키기, 초록마을 만들기 등을 주요 사업으로 꼽고 있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업에 참여해 좋은 결과를 낸 것은 물론이고 조직 내부를 확장하고 결속하는데도 앞장섰다. 환경운동연합 광역협의회를 조직하는 일에서부터 전문기관인 충북환경연구소, 환경교육센터, 충북백두대간 보전회 등을 결성하고 영동지부와 보은지부, 진천지부를 아우르는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을 창립하는 등 조직의 발전이 눈에 띌 만큼 확연해지고 견고해 지는데 기여했다.

“청주충북환경단체 실 회원수가 1천700여명으로 전국에서 세 번째 규모입니다. 지역에서 가장 내실 있고 견실한 편입니다. 무엇보다 환경단체가 지속적인 지역발전에 큰 견인차 역할을 했죠. 문제는 앞으로 입니다. 환경운동의 양상이나 사회의 변화에 걸맞게 우리조직도 새롭게 변해야 한다는 점에 봉착했죠. 회원들의 십시일반으로 환경운동을 이끌어가기에 한계점에 다다랐습니다. 그 대안으로 창립하게 된 것이 (사)풀꿈환경재단입니다.”

2014년 4월 창립선언과 함께 첫 상임이사라는 중책을 맡은 그는 “황무지 땅에 맨 처음 싹을 틔우는 것은 초본류다. 다음에 나무가 생기는데 전체적인 숲이 입체화하기까지 나무기둥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풀꿈환경재단은 청주 충북의 환경운동을 입체화하는 과정에서 나무 기둥같은 역할을 하려고 한다. 우리 사회가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환경보다 잘살기 위한 개발, 산업화가 중요했다. 그러다 보니 무분별하게 자연이 파괴되는 것을 방치했고 누군가 이것에 제동을 걸어야 했는데, 그것이 환경운동가들이었다. 시대적으로 역할이 주효했던 것이다. 하지만 21세기는 환경운동가들만의 힘으로는 역부족이다. 자치단체는 물론 정부, 정치, 기업, 언론, 학계 모두가 거버넌스를 형성해 함께 참여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풀꿈재단이 환경운동의 입체화를 이루는데 그 중심 역할을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의 환경운동이 정부나 지자체, 기업 등의 정책에 대한 비판과 견제 역할에 중점이 모아졌다면 이제 비판과 견제를 넘어 사회의 다양한 분야가 서로 협력하고 상생하는 분위기 속에서 조화로운 환경운동이 필요하다는 게 염 이사의 생각이다. 그런 점에서 풀꿈재단이 사회적 코디네이터 역할을 지향하겠다는 것이다.

“그간의 환경운동연합이 지역사회 중심에서 비판과 사회적 이슈를 끌어내는 터 역할을 해 왔다면 재단은 환경운동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기금을 조성해 지원하고 후원하는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기본적으로는 시민입장을 견지하면서 정부와 자치단체, 기업 등과 환경운동가 사이의 중간역할이 필요하죠. 두 간극을 좁히고 타협하고 조율하는 역할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녹색청주 협의회처럼 민·관·학이 연계한 거버넌스 조직이 환경운동에도 적용돼야 합니다.”

관과 기업 등으로부터는 환경운동의 관심을 유도하고 환경운동가들에게는 마음껏 활동할 수 있는 견고한 터전을 만들어 주겠다는 것이 재단의 목표인 셈이다. 또한 생명평화의 가치를 존중하고 생태적 대안문화 창출과 사회인식의 확산,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살아가는 지속가능한 녹색사회 실현, 풀뿌리 주민·환경운동 지원기능 강화 등을 실현하겠다는 계획이다.

“풀꿈재단은 비영리 법인으로서 시민사회활동가, 전문인이 중심이 되어 공익적인 활동을 전개하는 것입니다. 환경위기 극복과 녹색사회 건설을 위해 활동하는 환경단체, 환경운동을 지원하고 민·관·산·학의 협력을 촉진한다는 플랫폼형 조직이죠.”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에서 분리돼 나와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한 재단 사업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초록마을 만들기 사업과 미호천 유역 상생협력 협의체 구축을 위한 준비, 충북지역 생태플랫폼 구축, 지속가능한 녹색청주만들기 협력활동 등이다.

염 이사는 2016년 활동을 계획하면서 풀꿈재단이 목표한 바를 이루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선 기금조성을 통해 필요한 곳에 지원하기 위한 환경지원 시스템을 마련할 것이고 그 일환으로 청주시가 건립하고 있는 문암동 에코콤플렉스 위탁운영자 공모에 나설 계획이다. 에코콤플렉스 설계부터 관여했던 풀꿈재단으로서는 미호천과 무심천이 만나는 작천보 주변(까치내) 문암동을 녹색생태문화 진원지로 만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저탄소 녹색 시범도시에 2회째 선정된 청주시의 저력을 밑거름 삼아 시민과 환경단체, 청주시가 협력한다면 에코콤플렉스는 환경운동의 허브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위탁운영자로 선정된다면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천혜의 공간인 까치내가 모든 시민이 유년시절 가장 기억에 남을 만한 장소로 만들 계획입니다. 좋은 추억과 경험을 갖게 된다면 시민들의 삶에 아주 좋은 정서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겠죠. 그것이 결국 시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행복지수를 높이게 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염 이사는 에코콤플렉스에 대해 누구나 원하면 자원봉사가 가능하고 누구나 언제든지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의견을 나눌 수 있는 녹색문화가 집약된 공간이기를 꿈꾼다. 이처럼 풀꿈재단의 사업은 한 두 해에 발생할 수 있는 결실 보다는 몇 년을 내다보며 큰 틀에서 환경운동의 비전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환경운동을 지금보다 더 잘 할 수 있는 판을 만드는 것이며 활동그룹과 촉매그룹, 지원그룹들이 역량을 발휘해 ‘그린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다.

“그린플랫폼은 누구나 환경운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저변을 확대하고 협력의 고리를 넓이는 일입니다. 환경지킴이를 발굴, 양성하고 사회적 지원체계를 구축해주는 것이죠.”

청주시와 청원군 통합 이후 환경운동에도 좋은 변화가 찾아왔다. 도시 중심의 환경운동이 미완의 환경운동이라면, 농촌과 도시가 공생하고 협력하는 형태의 환경운동이야말로 제대로 된 환경운동이라는 점은 염 이사가 통합청주시 환경운동을 “매력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다.

“통합청주시는 도시와 농촌의 통합이라고 볼 수 있죠. 지속가능발전을 위해서는 도시와 농촌이 상생하며 같이 가야합니다. 모든 환경운동은 농업의 기반이 보장되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합니다. 농업이 없이는 바른 환경운동이라고 할 수 없죠. 그런 점에서 통합청주시는 도·농상생형 환경운동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주었고 환경운동이 제대로 성공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한 셈이죠. 통합청주시의 발전 측면에서 청주시가 지향해야할 구심점이나 미래상도 쉽게 정리될 수 있죠. ‘도·농이 상생하는 생태문화도시 청주’가 그 해답이라고 봅니다.”

염 이사는 청주시 민선 6기가 지향하는 ‘생명문화도시’가 발전해 생태환경과 결합하고 민·관·산·학 거버넌스가 구축된다면 청주시는 전국에서 으뜸가는 생태환경도시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통합청주시가 갖고 있는 잠재력이나 환경조건 등이 잘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환경운동에 뛰어든 것이 20년 됐지만 항상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많은 동료와 후배들이 여러 가지 현실적인 문제로 좌절하고 포기하고 다른 길로 가곤 했죠. 그만큼 환경운동가들의 활동 여건이 열악합니다. 운동가들에게 복지나 휴양, 재교육 등이 활동의 질 향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합니다. 더 많은 후배들이 현장에 참여해 활동영역을 넓혀 가기를 바라는데 후배들에게 무조건 희생을 강요할 수는 없죠. 환경운동이 곧 생활이고 삶이기를 바란다면 그에 상응하는 현실적인 대가도 주어져야 하는 게 옳다고 봅니다. 재단은 운동가들에게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도 중요한 목표중 하나입니다.”

생태환경운동은 지역에 국한하지 않고 충북을 넘어 전국, 세계로 확장되고 함께 공유해야 하는 일이라고 강조하는 염 이사는 통합청주시가 그 중심이기를 욕심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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