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성 / 청주문화의집 수필창작반

 

연초록의 여린 빛이 고와 잠시 그 곳에 시선을 담가본다.

 어느새 꽃을 떠나보내고 푸릇하게 꿈틀거리는 잎새 아래 작은 꽃은 넘치는 햇살을 가득 담고 있다.

 낮은 곳에서 작은 생명들의 푸르름이 싱그럽다. 긴 겨울을 기다려 따사한 햇살에 맘껏 응석부리는 모습을 보니 조금 후면 열게 되는 기적의 도서관에 찾아올 아이들 모습이 그려진다.

며칠째 이른 아침에 나와 저녁 늦게 집에 왔다. 얼마 후면 문을 열게 되는 기적의 도서관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몇 년을 어린이 책을 읽으며, 작은 활동을 하니 아이들이 편하게 갈 도서관이 많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우리 자발로 시작된 일은 아니라 방송의 힘이 있었지만, 기적의 도서관이 생긴다는 것은 아이들에게 빛을 쏘이는 일이다.

 이미 주어졌다고 기뻐만 할 일이 아니다. 기적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일구어 가야 할 몫이다.

갑자기 이루어진 도서관 봉사자 교육에 많은 분들이 참석하였다. 그 곳에 함께 할 수 있어 감사했다.

미리 정해놓은 계획도 아니었는데, 조금씩 시간을 내어 도서관으로 찾아주는 어머니들의 손길이 얼마나 감사한지. 아무런 대가도 없이 시간을 내어 책의 목록을 일일이 확인하고, 책을 번호 순서대로 나르며, 책마다 도장을 찍었다.

일을 하며 여기저기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아이들이 좋은 책을 맘껏 읽을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는 순수한 마음으로 기꺼이 자신의 시간을 내어줬다.

누구 하나 바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으련만 잠깐이라도 짬을 내어 도와주는 마음이 이 사회를 이끌어가는 힘이 되고 있는 것 같다.

커다란 유리창 사이로 햇살이 쏟아져 내릴 때는 한 여름처럼 땀이 흐르고 여기저기 공사로 흙먼지, 페인트 가루가 날리어도 꿋꿋이 그 자리를 지켜주는 그 분들의 얼굴은 모두 천사이다.

화려한 스크린의 여왕 오드리 햅번이나, 테레사 수녀님은 진정한 아름다운 모습이 어떤 것인지 보여줬다.

겉모습이 화려하고 세련된 모습이 아니라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봉사할 줄 아는 마음을 가진 사람의 모습이 우리에게 필요한 진정한 아름다운 모습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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