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숙의 육아 이야기]다문화사회와 자녀의 문화적 정체성 발달
[신정숙의 육아 이야기]다문화사회와 자녀의 문화적 정체성 발달
  • 충청매일
  • 승인 2015.12.20 16: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북보건과학대 강사

얼마 전, TV 뉴스를 통해 전해진 프랑스 테러 사건은 가장 심각한 문화적 충돌의 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문화적 또는 종교적 충돌들이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면 120 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프랑스의 테러 사건과 무슬림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겠다고 주장한 2016년 미국 대선 후보인 트럼프의 이민 정책이 가장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일련의 사태를 보면서, 2005년 논문을 쓰기 위해 한국과 미국 유아들을 대상으로 유아교육기관에서 실험을 했었다. 한국에서 실험을 할 때, 내가 준비한 실험 도구 중에서 여러 인종의 인형들이 있었다. 실험 도중 한 유아가 흑인(African-American) 인형을 잡고 “엄마 이 인형은 왜 초콜릿  색이야?”라고 묻자, 그 유아의 어머니 대답이 “흑인이야. 가지고 놀지마”라고 하더니 그 유아의 손에서 인형을 빼앗아 한 옆으로 치워 놓았다. 이 상황을 보고 나는 당황해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 유아는 실험이 끝날 때까지 그 인형에는 손도 대지 않았다. 

미국에 돌아가서 그 비디오를 코딩하기 위해 미국 교수와 같이 그 장면을 보는데 물론 미국 교수는 그 내용을 알지 못하지만 내가 괜히 낯 뜨겁고 민망했던 기억이 있다. 현재 다문화를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은 어떠한가?

요즘 어떤 나라를 둘러보아도 다문화가 아닌 나라를 찾아 볼 수가 없다. 우리나라도 다인종·다문화 사회로 변모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혈통 중심의 단일 민족을 강조하는 풍조와 국제결혼 이주자 문화에 대한 편견으로 다문화주의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우리나라의 다문화 교육은 표면상으로 ‘샐러드 볼 이론’을 표방하고 있으나 한국 사회의 지배적인 주류 문화 안에서 이주자가 변화하고 동화되도록 하는‘용광로 이론’식이 지배적이다. 우리가 다름과 차이를 인정하지 않을 때, 갈등과 폭력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의 아이들이 여러 방식에서 다른 사람들과 서로 다르고 독특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깨닫도록 해야만 한다. 만 3~4세경 유아들은 인종과 성에 대한 정체성이 발달되는 시기이므로, 유아기에 발달적으로 적합한 경험을 통해 아이들에게 문화적 정체성이 발달하도록 가르쳐야 한다. 가정에서 부모가 자녀의 문화적 정체성 발달을 도울 수 있는 방법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Bresee, 2014).

△모든 사람들이 서로 비슷할 뿐만 아니라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알도록 돕는다. 유아들이 다른 문화들을 경험함으로서 사람들이 자신들과 다른 문화, 관습, 신념과 삶의 방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들을 제공해야한다. 다양한 문화에 대한 경험은 유아가 다른 문화와 인종을 존중하고 수용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부모는 학교나 지역사회에 있는 모든 아이들의 문화에 대해 배워야한다. 다문화 이웃의 문화에 대해 배울 시간을 갖고, 부모는 자녀와 함께 이런 경험들과 지식을 공유한다. 다문화 이웃의 신념, 가치, 음식과 관습 등을 배운다. 또한 부모는 다른 문화와 신념에 대한 수용과 존중의 태도를 보여주는 롤 모델이 돼야 한다. 혈통 중심의 단일 민족을 강조하는 풍조 속에서 다문화와 같은 새로운 사회적 현상을 기존의 패러다임으로 해결책을 찾기 어려울 때, 우리는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고, 그 대안을 찾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