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과

역사에서 우리는 ‘이해관계는 분열을, 범죄는 단결을 가져온다’는 사실을 볼 수 있다. 조선의 붕괴를 가져오게 된 사색당쟁(四色黨爭)이 나누어져서 패당이 되고 붕당이 되어 분열되는 과정을 보면 국익과 도의라는 명분으로 나누어지고 있지만, 그 뿌리를 더듬어보면 어느 한 인물과 관련된 이해관계에서 비롯되고 있다.

역사에서 보여주고 있는 숱한 싸움과 대결은 이해관계에 의한 갈등에서 분열돼 발생하게 된다. 특히 우리와 같이 가족이나 씨족과 같은 소집단 성향이 강한 집단주의 문화에서 이해관계에 의한 분열, 분당, 분파는 특별한 사건이 아니고 일상적 사건이다. 삼국지에 보면 제갈공명이 제자들에게 싸움 방법을 가르치는 과정에서 만주나 한국을 이야기하는 동이(東夷)와 싸울 때는 정공법을 사용하기보다는 첩자를 시켜서 내부 분열을 조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한다. 우리 민족이 나누어져서 분열되는 특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옛날 병법 가운데 오자병법(吳子兵法)은 ‘나라 안에 신하들이 화합하지 않으면 싸움을 시작해선 안 되고, 군대 안의 장졸이 화합하지 않으면 전장에 출진시키지 말고, 진중(陣中)에서 부대 간에 화합하지 않으면 진격을 해선 안 되고, 전투 중에 병사들이 화합하지 않으면 결전해선 안 된다’고 하고 있다. 쉽게 이야기해서 화합하지 않고 분열된 상태에서 싸우면 패배하게 된다는 것을 말하여 주고 있다.

이 역사적 현실과 모순되게 안철수 의원은 대의와 대국(大局)을 위해 ‘새누리당 세력의 확장을 막고 더 나은 정치, 국민의 삶을 돌보는 새로운 정치로 국민들께 보답…….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정치세력을’ 만들기 위함이라는 명분을 가지고 엊그제 새정치민주연합과 결별을 선언하였다. 새정치민주연합의 분열에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는 안철수 의원의 탈당은 이해관계에 따라서 당의 분열을 가속할 수도 상징적 행위로 끝날 수도 있다.

그러나 당을 뛰쳐나온 사람이나 함께할 수 없다고 내친 사람이나 새정치민주연합의 분열이 대의와 대국적 결정이며, 새로운 정권 창출을 위한 결정이라고 보는 사람은 없다. 그들의 결정 뒤에는 내년 총선과 관련된 이해득실이 있고, 공천과 관련된 이해관계가 널려 있으며, 끼리끼리 살고자 하는 이기심이 존재한다. 이들의 내면에는 수신제가(修身齊家)하여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하겠다는 생각보다는 치국평천하를 명분으로 수신제가하여 자기와 자기 사람들만 호가 호식하겠다는 생각이 더 큰 듯하다.

우리의 정치와 정당사는 이합집산의 역사이다. 그 한 획을 그은 안철수 의원의 탈당으로 새로운 정당이 태어난다고 하더라도 그들이 치국평천하하기에는 역사로부터 배운 것이 너무 없다. 역사와 민심은 이해관계로 분열되고, 갈등으로 나누어지고, 감정으로 화합하지 못하는 사람과 집단에 대해 신뢰를 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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