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수능도 끝났다. 그리고 성적도 발표됐다. 연말을 맞아 마무리해야 하는 시기지만 입시를 앞둔 수험생들은 불안하다. 물론 수시로 대학 입시에 이미 합격한 학생들이야 느긋한 마음으로 대학 생활을 꿈꾸며 여유를 즐길 수 있겠지만 아직 수시 대입 전형에 합격하지 못한 수험생은 고민이 많다.

앞으로 남아 있는 정시 대학 입시에는 반드시 합격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생들은 자신이 받은 성적표를 보고 또 보면서 깊은 고민에 빠져든다. 가고 싶은 대학은 저기 저렇게 높이 있는데 자신이 받은 성적은 그에 미치지 못하니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 여기저기 입시 전문 학원에도 문의해 보고 선배며 친지 등과 상담을 해봐도 뾰족한 묘책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그런데 그런 고민은 비단 성적이 낮은 학생만 하는게 아닌 것 같다. 성적이 좋으면 좋을수록 자신이 원하는 대학, 원하는 학과의 경쟁은 날카로울 만큼 치열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치열한 경쟁을 치러야 할 대학 입시를 앞두고 수험생이나 학부모님들은 이 시점에서 다시 숨고르기를 하면서 다시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 분명히 있다. 첫째, 그것은 바로 원론에 입각해서 생각해 보라는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 ‘내가 가고자 하는 인생이 어떤 길일 것인가?’와 같은 기본적인 질문을 자신에 대해 해보라는 것이다. 그리고 확실하게 의지가 선 다음에 대학과 학과 선택에 대해 다시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이다. 필자는 대학이나 학과의 선택에 이렇게 권한다.

대학의 간판보다는 원하는 학과에 우선하라는 것이다. 지나치게 평범한 진리 같지만 사실 수험생들이나 학부모들은 이 문제 때문에 고민이 많다. 속칭 좋은 대학을 가자니 자신의 성적에 맞추어 학과를 낮추어야겠고, 학과를 성적에 맞추어 낮추자니 대학이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대학 이름보다는 학과 선택에 우선하라고 다시 한번 권한다. 실상 우리 사회에서 대학의 서열이 분명히 있는게 사실이고, 그 서열이 훗날 취업을 하는데 중요한 암묵적 기준이 되는 것이 현실이지만 대학 이름보다 자신이 원하는 학과를 택하라는 것은 그만큼 학과선택이 먼 장래를 위해서 대학 이름을 선택하는 것보다는 훨씬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학과의 선택은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가고자 하는 학과의 홈페이지를 찾아보거나 또는 대학의 입학 상담부서를 통해서 그 학과의 교육과정과 졸업 후의 전망 등을 꼼꼼이 챙겨보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 될 것이다. 학과에 대한 정보는 많을수록 좋고 상담 역시 많이 받아 보는 것이 좋다. 그리고 생각하고 고민하고 결정해야 한다. 물론 담임선생님과의 상담은 필수이다.

물론 인생의 길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의지가 있다면 대학이냐 학과냐의 선택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 신념과 의지가 있다고 해도 현실적인 문제는 내가 받은 점수이기 때문에 선택에 고민이 많아지게 되는 것이리라.

이제 연말도 얼마 남지 않았다. 이제 조만간 결단을 내려서 원서를 제출해야 한다. 수험생 모두 앞으로의 긴 인생의 길에서 지금의 선택이 잘된 선택이 되기를 바란다.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 보고, 부모님이나 선생님과도 깊이 있는 상담도 받아보자. 부디 현명하고 좋은 선택으로 자신이 가고 싶은 학과에서 희망찬 새 학년을 맞이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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