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평·진천·괴산·음성 예상 뒤엎은 선거 결과

이번 4·15총선 증평·진천·괴산·음성 선거구는 정치권이나 지역 유권자들의 당초 예상을 비껴간 채 다소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이는 노무현 대통령 탄핵과 관련된 민심, 4개 군으로 나눠진 선거구의 특성에 따른 소지역주의, 지역 간 이해득실과 관련한 지역이기주의가 그대로 표심으로 반영됐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선거 결과가 말해 주 듯 출신 지역에 따라 지지율이 크게 차이가 났고 지난 해 증평군 출범에 따른 괴산주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표심으로 그대로 작용, 이같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한나라당 오성섭 후보와 열린우리당 김종렬 후보, 자민련 정우택 후보가 출마한 이번 선거는 당초 후보자 인물 면에서 다른 후보를 압도한 정 후보의 승리가 예상됐다.

해양수산부장관을 역임하고 자민련 정책위의장과 16대 총선 선대본부장을 맡는 등 화려한 경력을 소유한 정 후보가 변호사 출신의 김 후보와 서울지하철공사 이사 출신의 오 후보에 비해 인물 면에서 크게 앞선 것으로 평가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거 결과 열린우리당 김 후보가 4만2천593표(47.6%)를 얻어 각각 3만6천526표(40.8%)와 1만452표(11.7%)를 얻는데 그친 오 후보와 정 후보를 따돌리고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선거 종반전까지 각축을 벌인 김·정 후보의 득표 현황을 보면 김 후보가 출신 지역인 음성에서 1만8천511표(54.6%)로 정 후보를 크게 따돌렸고 증평군 출범에 따라 군세가 위축된 괴산에서 9천582표(50.6%)를 얻는 등 정 후보를 압도했다.

진천과 증평에서도 각각 9천577표(39.1%)와 4천923표(39,7) 등 40%대의 지지를 얻었다.

반면 정 후보는 고향인 진천에서 1만3천130표(53.6%), 증평에서 6천324표(51.4%) 등 50% 이상의 지지를 받았지만 음성 1만730표(31.6%)과 괴산 6천342표(33.5%)에서는 30%를 겨우 넘어서는 결과를 얻었다.

정 후보측은 12년여동안 충북도출장소 체제에서 정 후보의 발의로 군으로 승격된 증평지역 주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기대했으나 선거 결과 득표율이 50%대를 겨우 넘어선 반면 증평군 출범과 함께 상대적으로 박탈감이 커진 괴산주민들의 민심을 달래는데 실패, 괴산지역에서만 3천240표 차이가 났다.

정 후보는 선거구 가운데 인구가 가장 많은 음성지역이 김 후보의 고향이지만 2선을 역임하며 나름대로 지지기반을 갖고 있다고 판단했으나 이 곳에서만 7천781표 차이로 3선 도전이 물거품이 됐다.

정 후보는 압도적 지지를 예상했던 진천과 증평에서조차 김 후보를 각각 3천563표와 1천401표를 앞서는 데 그쳐 무릎을 꿇었다.

이 같은 결과는 이번 선거가 출신 지역 후보자 지지와 관련된 소지역주의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고 괴산군에서의 증평군 분리로 군세가 크게 위축된 괴산 민심이 크게 작용하는 등 지역이기주의의 산물로 평가된다.

쇠퇴의 길로 접어들면서 이번 선거 결과 몰락한 자민련의 한계와 대통령 탄핵 정국에 따른 민심도 정 후보가 이번 선거에서 패배한 한 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정 후보는 결국 14대 총선에 출마했다가 패배, 절치부심한 끝에 15·16대 의원을 역임하는 등 10여년동안 공을 들여 온 지역구 선거에서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국민들의 지지율이 크게 높아진 열린우리당 공천을 받고 귀향, 불과 1개월도 채 되지 않는 짧은 시간동안 발품을 판 정치 신인 김 후보에게 금배지를 내줬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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