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역대총선 최초… 탄핵 '정서적 저항' 등 원인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충북지역 8개 선거구를 모두 ‘싹쓸이’하는 ‘괴력’을 과시했다.

이번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은 끝까지 접전 양상을 띠었던 제천·단양선거구를 제외하곤 충북의 ‘정치 1번지’ 청주 상당선거구를 비롯해 청주 흥덕갑·을, 충주, 진천·괴산·음성·증평, 청원, 보은·옥천·영동 등 8개 선거구에서 모두 압도적 차이로 다른 후보들을 따돌렸다.

충청권에 자민련의 ‘녹색 바람’이 불던 지난 15대 때도 충북지역은 전체 7석 가운데 3석을 ‘허락’하는 데 그쳤던 점을 감안하면 ‘파란’이다.

한나라당이 강세를 보였던 지난 16대 총선에선 전체 7개 선거구 가운데 한나라당이 3석, 자민련이 2석, 민주당이 2석 등을 각각 차지해 고른 ‘황금분할’ 구도를 보였다.

15대 총선에서도 전체 7석 중 자민련 3석, 신한국당 2석, 무소속 1석 등으로 특정 정당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과 견제’의 민심을 반영했다.

14대 총선 구도 역시 전체 9석 가운데 민자당 6석, 국민당 2석, 민주당 1석 등으로 ‘쏠림 현상’은 있었어도 ‘완전 잠식’은 허용치 않았었다.

관권·금권 선거 논란을 빚었던 13대 총선에서도 전체 9석 중 민정당과 공화당이 각각 7석과 2석을 차지하며 ‘100%’ 당선율을 저지했었다.

이는 지난 대선때 행정수도 충청권 이전을 약속했던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국회 가결에 따른 ‘정서적 저항’과, 보수에서 개혁 성향으로 이동하는 충북지역의 민심 변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열린우리당 지지 성향인 젊은층의 투표율 상승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수 성향인 노·장년층의 투표율이 하락한 것도 열린우리당의 압승을 가능케 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한나라당의 불법대선자금 파장에 대한 충북지역 유권자들의 공분과 불신도 총선 판세에 적잖케 반영된 것도 열린우리당의 ‘전승’을 견인한 요인으로 꼽힌다.

이같은 특정 정당의 석권 구도는 향후 지역 정치권의 결집을 통한 지역 현안 해결에 힘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도 나오고 있다.

반면 특정 정당에 대한 집중 현상은 소속 정당이 다른 일선 지방자치단체들과 ‘정서적 충돌’이나 ‘행정 간섭’으로 표출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부정적 견해도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중용’을 지켜 온 충북지역 유권자들의 이번 선택이 향후 지역발전과 정치권에 어떤 결과로 반영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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