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 길  <주성대 전임연구원·문학박사>jkrhee2@hanmail.net

매년 4월초면 어김없이 피는 무심천 변의 벚꽃은 언제 봐도 마음을 밝게 한다. 예년보다도 벚꽃 축제를 여는 곳이 늘어 떠들썩하다. 새 봄에 치르는 선거로 세상이 후끈 달아 올랐던 것도 새 인물을 뽑는 중요한 선거판이기 때문이었다.

이번 선거는 사상 초유의 탄핵정국의 파란을 막 겪은 후에 치르는 것이어서 지지, 반대의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초미의 관심을 끌기도 했었다.

유권자는 이번 선거에서 정치적으로 부패한 인물을 청산하고 경제적으로는 심화된 불경기를 치유하는 동시에 사회적으로는 새로운 신뢰의 기풍을 진작시켜 나갈 인물을 가려 뽑는데 상당한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 받을만하다.

특히, 문화적으로는 지방화 시대를 맞이해 지역정체성을 살릴 일꾼을 뽑는데 매우 큰 관심을 가졌던 것으로도 평가된다. 

전국토 균형개발 시급

앞으로 우리 고장의 경제를 활성화시킬 과제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 첫째로, 우리의 기본적인 사고의 틀(패러다임)을 변화시켜야 한다. 오늘의 한국은 서울공화국이다. 인구나 경제력의 절반 이상이 서울에 집중된 기형아 같은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

전 국토의 균형개발이라는 근본 이념이 구현되지 않은 현대화나 세계화는 공염불이라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아야 할 시점이다. 그게 없는 발전전략은 무의미하다는 사실을 바로 알아야 할 때이다. 사태가 이러함에도 정치권은 그간 당리당략에 치우친 정쟁만을 일삼다 국민의 호된 비판 앞에 혼비백산하는 모습을 보였다.

둘째로 행정수도 이전은 차질없이 추진돼야 한다. 전국의 균형 개발, 발전이라는 이념이 실현되지 않는 미래란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거듭 느껴 알아야 한다. 이 절박한 현실을 바로 알고 느껴 국가 백년대계의 기반을 닦아 나가야 한다. 

영국의 옥스퍼드나 케임브리지 대학촌과 같이 천안·아산역이나, 청주역, 오근장역에서 하차하면 그 지역 일대가 대학촌을 형성하여 자전거로 단과대학을 옮겨 다니며 수업을 받는 환상적인 대학촌이 만들어져야 한다.

중국에서는 제남시 근처의 거대한 부지에 향후 5년 이내에 국제대학촌을 형성하고자 야심찬 프로젝트를 시도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서울공화국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큰 불행이 아닐 수 없다. 청주라는 청정도시는 대학의 도시, 교육의 도시로 육성되어도 하등 손색이 없을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음을 자랑해야 한다.

셋째로, 우리 지역을 차별화하는 일이다. 청주가 교육의 도시인지, 직지의 도시인지 아니면 생명과학의 도시인지 다른 이름을 내세워야 할는지 시민 사이에서도 공론화가 되지 못한 상태이다. 제 목소리를 내는 가운데 다른 도시와의 차별화를 시도해야 한다. 그리고 줄기차게 목표를 향해 달려가야 한다.

주민과 지방자치단체가 합심해 가꿔나가야 한다. 누가 만들어주기를 바라는 안일한 자세는 이제 확실히 버려야 한다. 오창·오송지역의 변화만 봐도 이제 우리에게 호기가 오고 가능성이 있음을 확인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상황을 맞았다.

재래상품 세계화해야

이런 우리의 보람찬 과업을 앞장 서 해결해 나갈 인물을 이번 선거에서 뽑았다고 본다. 앞으로도 계속 유능한 인물을 기르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 우리 고장 발전에 견인차 역을 수행할 제 정신이 박힌 가능성이 있는 인물을 키워야 한다. 인재의 육성이 곧 지역발전의 첩경임을 모두가 알아야 할 때이기도 하다.

정치의 본질은 조정과 타협이다. 상충되는 문제에 대해 합의점을 찾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동시에 다른 지역과 차별화로서 개성 있는 정체성 확립에 모든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특히 문화적으로 지역마다 예로부터 특성화돼 있는 재래상품들을 현대적 감각으로 새롭게 변화시켜 현 시대에 걸맞는 상품으로 세계화해야 한다.

세계화는 외국 것을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것을 가꿔 남에게 알리고 수용케 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급변하는 상황에 순응, 적응하며 우리의 미래를 가꾸는 지혜를 발휘하는 가운데 벚꽃의 아름다움도 마음껏 즐기자. 새 봄의 서기를 희망 속에 맞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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