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이란 무엇이며 인간의 삶은 어떻게 이뤄지는가? 이는 쉽지 않고 거창한 문제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운명이 무엇이고 삶이 어떤 것이든지 간에 이와 관련해 분명한 것은 삶은 어떤 선택을 하거나 판단을 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는 점이다. 판단에는 초자연적인 세계에 의한 것과 인간에 의한 판단이 있을 수 있다.

전자는 전능자에 의한 최후의 심판이나 사람의 일을 다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는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과 같은 경우를 들을 수 있다. 이들은 인간의 능력을 넘어선 세계나 위력에 의한 심판이나 선택을 말하는 것으로 이들을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인간은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운명론이나 숙명론에 빠질 우려가 있다.

운명이란 만들어 가는 것

삶이 불가사의하다는 점을 생각해 본다면 그러한 부분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인 면에서 볼 때 삶의 많은 부분은 자신의 노력이나 의지와 함께 개인이 결정하는 선택이나 판단에 의해서 좌우된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 같다.

어찌하였든 인간의 길흉화복(吉凶禍福)은 자신의 노력이든 혹은 알 수 없는 세계에 의해서이든 어떤 선택이나 판단에 따라서 좌우된다고 볼 수 있다. 이 점에서 선택은 인간의 삶 자체이자 삶은 그들의 연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중요하다.

오늘날 우리사회가 사분오열 돼 고통을 겪고 있는 것도 사실은 잘못된 선택과 판단에서 비롯된 것임을 부인할 수 없다. 외침은 뚜렷한 적이 있다는 점에서 결집력을 보이며 대응할 수 있으나 자중지란은 서로를 적대시한다는 점에서 분쟁을 막을 수 없는 데에 더 큰 어려움과 고통이 있다.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들에서 일하고 교사나 학생은 학교에서 가르치고 배우며 공무원이나 사업자는 일터에서 일하는 것이 순리이다.

그러나 모두가 자신의 견해나 주장을 내세우며 정치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니 이는 바람직한 사회의 모습은 아니다. 고래싸움에 새우 등터지는 격이 아니라 정쟁으로 고래보다 크고 많은 사람들이 싸우다보니 사회가 정치화돼 어두워지고 있다.

서민의 입장에서 보면 시민은 정치와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좋고 정치는 정치인들에게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분열과 반목은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국력을 낭비하고 있다.

따라서 대통령 탄핵에 대한 헌법 재판소의 심판이나 국회의원 선거는 사회의 그러한 병폐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중요하고 의미가 크다.

유권자는 오늘 우리사회가 당면한 문제와 어려움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자신의 명예와 사욕에 눈이 어두워 판단을 흐리게 하고 갈등을 조장하는 후보를 옥석을 가려내듯이 가려야 한다. 지금은 내홍(內訌)을 진화하고 총화를 이뤄내야 할 시점이다.

이번 선거, 한국 미래 좌우

주견이 없이 부화뇌동(附和雷同)해 목청을 높이거나 비방을 일삼는 후보를 택할 것이 아니라 양심을 드러내어 실천하는 마음으로 바른 선택을 해야한다.

외침에 맞서 나라를 위해서 싸우는 것도 애국이지만 지금처럼 내분을 겪고 있는 현실에서 애국은 시대정신에 입각해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올바른 판단과 선택을 하는 것도 애국의 한 모습일 수 있다.

지금은 죽음 직전에 아이와 생모의 생명을 구한 솔로몬 왕의 명철한 판단처럼 어려운 시국을 위한 지혜로운 판단을 필요로 하는 시기로 유권자는 어떤 정치구도가 사회에 바람직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와 함께 국가발전에 기여하고 국민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는 진정한 지도자와 당을 선택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

오늘 선거는 대통령의 탄핵결정과 더불어 향후 4년이 아니라 미래사회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분수령(分水嶺)이 될 수 있는 중요한 선거라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시민의 신중하고 현명한 선택이 절실히 요구된다. 투표는 꼭 해야한다.

황문수 / 충청대학 영어통역과 교수 hms10@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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