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올해도 끝났다. 수능시험이 끝이 났다. 63만 수능 수험생과 그 가족, 그리고 수험생을 지도했던 선생님과 교육관계자들을 비롯한 전 국민의 마음을 애태우게 하던 수능시험이 대단원의 막을 내린 것이다.

사실 수능 시험은 수험생들만의 몫만은 아니었다. 시험에 맞추어 직장인들의 출퇴근 시간이 조정되기도 하고 영어 듣기 평가 시간에는 비행기의 이착륙이 금지될 정도로 전국민적 관심사였다. 수능은 단순히 수험생들만의 문제가 아닌 온 국민의 관심을 받는 국가적인 중대 행사이다. 그런 수능 시험이 마침내 끝이 난 것이다.

이제는 시험장 안을 휩싸고 돌던 긴장감도 교문 밖에서의 간절한 기원도 내년을 기약한 채 조용히 자취를 감추었다. 그동안 수험생들은 그야말로 피눈물 나는 고생을 해가며 시험 준비에 최선을 다했다. 부모님은 부모님대로 예민할 대로 예민한 수험생을 위해 한시도 마음을 놓지 못하고 기도하는 심정으로 지내왔다. 그리고 이렇게 수능이 끝이 난 것이다.

이렇게 전국민적 관심사인 수능이 끝이 났지만 이런 저런 걱정이 남는 것도 또한 사실이다. 그동안 공부에 시달리던 학생들이 혹시나 일탈행동은 하지 않을지 또는 대학 입학까지의 남은 기간 동안을 보람 있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걱정인 것이다. 학교에서는 고3 학생들을 위해 별도의 계획을 수립하여 생활지도에 나선다. 학생들은 수능이후 별도 프로그램에 따라 대학 탐방을 하든가 체험학습, 체육대회 및 발표회 등 다채로운 활동을 계획하고 실행한다. 사회에서는 그동안 수고한 수험생을 위해 여러가지 이벤트를 준비하기도 한다. 음악회를 비롯한 예술 행사가 열리기도 하고 각종 청소년 행사가 치러지기도 한다. 그렇지만 여전히 수능을 끝낸 학생들이 걱정이 된다. 앞으로 대학 입학까지의 이 황금같은 시간을 어떻게 하면 유익하게 보낼 수 있을까?

다소 고전적인 이야기처럼 들리겠지만 필자는 수험생들에게 유의미한 독서를 하라고 권한다. 물론 그동안도 수험생들은 시험 준비를 위해 수많은 책을 보아왔다. 교과서도 보고 참고서도 보고 선생님께서 나누어주시는 유인물도 정독했다. 그러나 이제까지의 독서가 시험을 잘 보기 위한 독서였다면 이제부터의 독서는 인격함양을 위한 독서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이왕에 하는 독서라면 보다 깊이 있고 의미 있는 내용의 서적을 택해 읽으라고 권한다. 무엇이 좋은 책인가? 역시 고리타분한 이야기라고 생각될지 모르지만 고전을 택해 읽으라고 권한다.

고전이란 역사 이래 인류에게 참된 교훈으로 남을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그리고 학생들은 무엇이 고전인가에 대하여는 수업시간을 통해 수없이 들어 왔다. 그러한 고전을 택해 이 기회에 열심히 읽어 보라는 것이다. 그동안 시간 때문에 읽지 못했던 장편 소설도 찾아서 읽고 시집도 찾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 보자.

이제는 시간에 쫓기도 않아도 되고 시험 걱정도 없지 않은가? 공연히 수능을 끝냈다는 해방감 때문에 거리를 활보하고 방황하기 보다는 보다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재충전한 후 대학에 입학해 다시 젊음을 불태우며 학업에 정진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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