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 위원장, 젓가락페스티벌 국제학술심포지엄 기조 발제
“아시아가 공유한 문화원형”…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논의도

“한국인은 젓가락을 잊으면 안됩니다.”

10일 청주 백제유물전시관에서 막을 올린 ‘젓가락페스티벌’ 국제학술심포지엄에서 ‘젓가락의 문화유전자’를 주제로 기조발제에 나선 이어령  동아시아문화도시 명예위원장이 “요즘 아이들 중 젓가락질을 제대로 하는 아이들은 25%에 불과하다”며 “단순히 밥을 먹기 위한 젓가락질이 아닌 그 안에 담긴 의미까지 아이들에게 알려줘 문화유전자, 한국인의 DNA도 전해줘야 한다”며 한국 젓가락 문화의 쇠퇴를 우려했다.

그는 젓가락 탄생 비밀과 젓가락 문화유전자, 젓가락 문화의 위기, 젓가락 문화의 미래 등을 중심으로 젓가락론을 펼쳤다.

더 나아가 젓가락에 IT칩을 넣어 빅 데이터 수집과 개인별 맞춤관리까지 가능한 ICT젓가락, 옻으로 만든 건강 젓가락 등 미래 젓가락의 모습도 소개했다.

이 위원장은 “젓가락은 천년 이상 된 것으로 형태가 거의 바뀌지 않은 채 지금까지 잘 쓰이고 있는 생활도구”라며 “생물의 유전자 DNA가 아니라 학습에 의한 문화유전자로 아시아가 함께 공유하고 있는 문화공동체이자 문화원형”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중일 3국의 젓가락 전쟁이 시작됐는데 논쟁에 말려들어 젓가락의 종주국을 따지지 말고 어느 나라가 젓가락 문화를 보존하고 있고, 젓가락 정신을 잘 지키고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젓가락질 교육, 젓가락 장단, 젓가락 문화상품, 젓가락과 ICT를 통한 미래세계를 열자”고 강조했다.

기조강연에 이어 각국 전문가의 주제발표가 이어졌다. 정의도 한국문물연구소 이사장은 ‘고고자료로 본 한국의 젓가락 역사’, 중국 상하이 젓가락촉진회 쉬화룽 회장은 ‘젓가락과 가정교육’, 장래혁 한국뇌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젓가락 문화에 담긴 두뇌발달’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어 일본 최대 규모의 젓가락 생산업체 대표이자 국제젓가락협회장을 맡고 있는 우라타니 효우고(浦谷兵剛) 회장이 ‘젓가락문화와 경제’에 대해 발표했다.

특히 이날 학술심포지엄에서는 젓가락문화를 한·중·일 3국이 공동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문제도 논의됐다.

동아시아문화도시 관계자는 “이번 학술심포지엄은 젓가락을 주제로 한중일 3국의 전문가들이 한 한자리에서 담론을 펼치며 글로벌 휴먼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장이 됐다”며 “한·중·일 3국은 지속적으로 학술 및 포럼을 개최해 문화 공감의 장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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