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 시장 선거공신 정리 차원·대외 포석용 등 해석

청주시가 이승훈 시장의 선거캠프 인사들이 포진한 산하기관을 상대로 전면적인 감사에 나서면서 최종 타깃이 어디일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 시장에 대한 검찰의 고강도 수사가 이뤄지는 시점과 맞물려 감사에 나섰다는 점에서 이 시장의 의중이 반영됐을 개연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번 감사 대상은 시 체육회, 시 생활체육회, 시 장애인체육회, 직지세계화 재단, 자원봉사센터 등 5개 기관이다.

이들 기관의 사무국장, 센터장 등은 대부분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이 시장 캠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공신’들이다.

청주시의 감사부서는 이번 감사에 특별한 의도가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행정부서는 2∼3년에 한 번 정기감사를 받지만, 산하기관들은 2011년 이후 감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공교롭게 감사 일정이 이 시장의 검찰 조사와 겹쳤을 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시청 주변에서는 이런 설명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이번 감사는 선거 홍보 기획사를 대상으로 한 검찰 수사가 이 시장을 본격적으로 겨냥한 지난달 말께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검찰은 이 시장 선거 캠프에 일했던 인사들을 줄줄이 소환, 조사했다.

이 시장은 이들이 검찰에서 조사받은 내용조차 제대로 전달받지 못해 검찰 수사에 대응하는 방향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었을 정도로 관계가 원만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시의 한 관계자는 “이 시장은 ‘개국공신’이라고 주장하는 인사들에게 산하기관에 ‘자리’를 준 뒤 선거에서 진 빚을 갚았다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일부 캠프 인사들은 최근까지 ‘시장 측근’임을 과시하고 다닌다는 소문이 나면서 관계가 틀어졌다”고 말했다.

이 시장이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오른 것도 선거 홍보 대행사를 포함해 선거캠프 참여인사들의 갈등에서 시작됐고, 이 과정에서 불법행위에 대한 정보가 수사 기관으로 흘러들어 갔기 때문이라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까지 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이 시장 주변에서는 이번 기회에 선거 캠프 인사들과 선을 그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고, 이 시장 역시 ‘선거 공신’을 자처하는 인사들에 대한 정리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번 감사가 이 시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선거 캠프 인사를 최종 ‘타깃’으로 삼고 있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선거 캠프 인사들이 청주시청 인사와 각종 이권에 개입했다는 루머와 관련, 이 시장이 자신과 관련 없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대외 포석용’이라는 해석도 있다. 이 때문에 소리만 요란할 뿐 이번 감사가 별 성과 없이 유야무야 끝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감사의 배경과 관계없이 검찰의 이 시장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선피아(선거 마피아)’의 고질적 병폐가 그대로 드러났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선거 캠프에서 도왔던 인사를 특정 기관에 낙하산식으로 배치하는 보은인사 관행이 행정의 건전성을 해치는 만큼 근절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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