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과 직원 메모지도 압수…市 각종 계약 등 전방위 수사 우려

이승훈 충북 청주시장이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에 출두한 2일 청주시청은 하루종일 술렁거렸다.

이날 오전 이 시장이 출두 직후 검찰이 전격적으로 시청 일부 부서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서자 시청 직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일각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말까지 돌면서 공무원들의 동요는 더욱 컸다.

이 시장은 이날 오전 시청에 출근하지 않고 9시30분께 직접 검찰에 출두했다.

이날 오전 8시40분부터 열린 이달 직원 월례조회는 윤재길 부시장이 대신 주재했다.

월례조회에서는 이 시장 검찰 출두와 관련한 언급이 전혀 없었으나 시종 무거운 분위기였다고 시청직원들은 전했다.

지난달 13일 검찰이 지난해 6·4 지방선거 때 이 시장의 홍보를 대행했던 기획사 대표 A씨의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을 때만 해도 수사의 칼날이 이 시장까지 겨냥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당시 이 시장이 공개 회의석상에서 “지방선거 자금이 부족해 개인적으로 2억원을 빌려 사용한 뒤 선거가 끝난 뒤 갚은 것”이라며 “법적으로 문제가 될 것이 전혀 없다”고 결백을 자신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시장과 A씨 사이의 금전 관계가 총 4억∼5억원대에 달할 정도로 컸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고, 돈거래가 투명하지 않은 정황이 검찰 수사 과정에서 포착됐다는 얘기가 나돌면서 청내 분위기도 달라졌다.

공무원들은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출두한 이 시장의 신분이 피의자로 전환되는 것 아니냐며 촉각을 세웠다.

이 시장 출두 시점에 맞춰 이날 검찰이 청주시청 회계과를 압수수색해 A씨 업체와 관련된 수의계약 서류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청내 분위기는 더욱 얼어붙었다.

검찰은 정책보좌관실에서는 선거 당시 회계책임자로 일했던 직원의 메모지 등도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시청 주변에서는 검찰의 수사가 이 시장의 선거 당시 자금 흐름 뿐 아니라 시청의 각종 계약 등 전방위적으로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시청 안팎에서는 이 시장 선거 캠프 인사들이 각종 인사에 개입했다는 루머가 돌았던 것이 사실이다.

청주시의 한 공무원은 “이 시장이 검찰에 출두하자마자 시청 회계과 등을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하면서 시청 분위기가 어수선하다”며 “직원들도 수사 향배에 촉각을 세우느라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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