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석 한국교통대산업경영공학과 교수

우리사회는 과학을 주로 ‘경제를 발전시키는 도구’라는 인식이 강하다. 다른 나라에서는 과학과 기술을 병렬적으로 사용하는데 반해 우리는 과학기술을 마치 과학이 기술을 형용하는 단어같이 쓴다.

현대사회에 과학만큼 권위를 가지고 있는 단어도 많지 않을 것이다. 현대 기술문명의 상당부분이 과학의 발달에 기초 했다는 걸 생각한다면, 신의 은총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과학과 기술은 엄연히 다르다. 과학은 자연의 법칙을 이해하는 것이 주목적이고, 기술은 과학적 지식을 인간생활에 유용하게 활용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역대 정부는 과학기술 연구와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으며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예산비중도 전차 높여 왔다. 다만, 그 이유가 산업을 일으키는 도구의 필요성 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학은 기초연구의 성과물이고, 응용연구나 개발연구의 목표는 기술이라고 말 할 수 있다. 물론 이런 기초연구에서도 산업에 도움이 되는 기술이 나오기도 했다. 예를 들면, 인터넷 기술은 유럽과 미국의 소립자 기초연구의 연구 결과이며, 프랑스의 파스퇴르는 빵이나 스프가 오랜 시간이 지나면 부패하는 이유를 알아내는 연구를 하다가 세균을 발견했고, 전염병 차단과 음식의 살균법으로 연결되기도 했다. 다만, 대개의 기초연구 결과가 나온 이후 응용으로 상업화되는 시간이 오래 걸려서 단기적 이익 창출이 중요한 만간회사에서는 기초연구 수행을 꺼리게 된다. 그런 이유로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민간회사보다 정부가 기초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과학이 객관적인 사실을 밝힘으로써 인류의 인식이 바뀐 경우가 많이 있다. 코페르니쿠스와 갈릴레이에 의해 밝혀진 지동설은 인류의 인식과 사고방식에 매우 충격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즉, 지구상에서 땅으로 떨어지는 사과에만 만류인력 과 운동법칙이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천상에서 일어나는 지구와 태양, 태양과 행성 사이의 운동에도 똑같이 적용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천상법칙과 지상의 법칙이 동일하고 시간에 관계없이 변하지 않는다는 믿음은 우리에게 많은 사실을 알 수 있게 해 주었다.

과학자들이 확립한 과학적 지식은 객관적으로 실재하는 자연계에 대한 정확하고 명백하고 입증 가능한 지식으로서, 사회문화적 영향으로부터 초연하고 보편타당한 진리라고 받아들여졌었다.

이러한 과학적 지식의 발견은 사실에 대한 공평하고 객관적인 관찰에 의하여 시작되며, 이러한 관찰은 엄격한 기준과 규범에 따라 관찰자의 주관적인 선호나 의도에 좌우됨이 없이 충실히 재현 될 수 있다고 믿었다.

인류의 생활이나 사회의 변화 추세를 올바르게 예측하기 위해서는 과학을 제대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미래 사회의 발전 방향은 과학 기술에 의해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미래만이 아닌 현재 우리의 삶을 결정하는 많은 문제들도 과학기술적으로 분석하여 사회변화를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에 대한 합리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일반시민들도 과학적 지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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