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현 / 61·청원군 북이면 장양리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이 말의 본래 의미는 세상이 빠르게 변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바꿔 생각해보면 세상이 변하려면 적어도 십년은 걸린다는 의미로 생각할 수도 있다. 보통 한 세대를 30년으로 잡는다. 물론 인생은 그보다 훨씬 길지만 후세를 낳아 새로운 사회성원으로 길러내는 시간을 고려할때 사회에 역동적인 주체로서 활동하는 시간은 평균적으로 30년정도다.

이점을 생각하면 인간사회는, 특히나 국가라는 거대한 집단은 변화를 위한 노력이 기울여지고 나서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그 결과를 드러낸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경기침체가 대통령의 실정에서 비롯됐다고 탄핵사유에 집어넣었다. 과연 지금의 극심한 경제난의 책임이 고작 1년간 국정을 수행한 현직 대통령에게 있는지 그 전 5년, 또 그 전 5년, 또 그 이전의 인사들에게 있는지 생각해 볼 문제다.

‘내 집 마련’이 평생 소원인 서민들을 도외시하고 턱없이 높은 분양가로 부를 쌓아왔던 이들을 묵인해주며 수천억의 비자금을 조성하며 거품경기를 마음껏 즐기던 과거의 정권이 잘못된 것인가 부패로 쌓아올린 사상누각을 이어받아 휘청거리며 1년을 보내다 급기야 ‘직무정지’까지 당한 지금의 대통령이 잘못된 것인가. 한국경제를 길고 어두운 터널로 이끈 IMF사태의 장본인이 누구인가. 또 그 장본인이 있게 한 세력은 어떤 세력인가.

조금만 생각해보면 경기침체는 대통령에 대한 탄핵사유가 아니라 탄핵을 주도한 세력들에게 더욱 큰 책임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적반하장도 유분수격이다. 정치인들은 국민을 얼마나 어리석다고 여기는 것인지. 이렇게 얄팍한 말장난으로 ‘눈가리고 아웅’하는 수작이 언제까지 통할 것이라 생각하는가.

남의 잘못을 탓하기 전에 자신을 돌아보고 실정을 탓하기 전에 선정을 베풀기 위해 노력하라. 진정 민중을 위해 봉사하라. 그러면 민심을 얻게 될 것이다. 국민은 바보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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