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경제발전은 선진국에 비하면 역사가 미천하다. 선진국인 영국은 300여년에 걸친 내부적 혁신으로 자본의 원시적 축적을 통하여 그 돈으로 경제를 발전시켜 자유무역을 행하며 세계화의 주역이 되었다. 그보다 후발 주자인 독일은 영국을 좇아가기 위해 국민의 단결심을 호소하면서 관치금융 중심의 자금을 조달하여 경제를 발전시켰다. 일본도 독일의 뒤를 이어 서구문물을 빨리 받아들여 선진국에 진입하였다.

우리는 해방의 혼란기를 거쳐 이념 갈등으로 우왕좌왕 하다가 결국에 남북 대치상황에서 북에서 장막을 침으로 통일되지 못하고 남과 북이 별도로 국가를 통치하여 발전을 꾀하는 나라가 되었다.

선진국 진입에 영국이 300여년 걸렸다면 독일은 150여년, 일본은 70여년 걸렸고 우리 대한민국은 30여년 걸렸다. 그만큼 선진국들의 시행착오를 줄인 압축된 발전이었다. 선진국의 문물을 뒤늦게 받아들였지만 높은 교육열을 가진 우수 인력자원을 바탕으로 선진국의 대열에 끼었다. 자본의 축적이 제대로 이루어진 상태가 아니고 외국에서 차관을 들여와 무리하여 관 중심으로 밀고 나간 경제발전이었다. 외국에 갚을 빚이 늘어나면서 국민소득이 함께 늘어난 선진국인 셈이다.

경제가 발전된 것까지는 좋다. 문제는 빚 갚을 능력이 국민 개개인에게 얼마나 있느냐에 따라 국가 존립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자유주의 하에서 우수 인력이 높은 임금을 좇아 해외로 나가고 산업의 근간이 되는 제조업의 인력들이 외국인 근로자로 채워지는 시대가 되었다. 국내의 고임금 시대에 좋은 인력은 해외로 나가서 안 들어오고 외국으로의 해외여행은 많아지며 질 좋은 우리 제품의 경쟁력이 외국기업 제품에 비해 자꾸 떨어지는 모습이다. 그러다보니 경기는 악화된다. 그로인해 실업은 늘고 세금으로 거두어야 할 국가수입은 줄고 있다.

거기다가 지금의 시기에 젊은이들이 줄어들고 있으며 사회적으로 노인이 노인을 부양하는 가구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고령화의 여파로 백발의 육십대 자녀가 팔순 구순의 부모를 모시고 사는 ‘노·노(老老) 봉양 가구가 늘어나고 있다. 이·삼십대의 자녀들은 일자리를 찾아 해외로 나가거나 수도권으로 가서 사는 경우가 많아졌다.

지금 우리는 어디에 있으며 어디로 가야 하나? 앞으로의 20여년 100여년을 준비하려면 우리의 과거와 현재를 비교해보고, 우리가 부러워하는 나라들과 비교해보고, 기대했던 모습과 현실을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 좋은 일자리 창출 시책과 같이 재정 투입, 노력, 시간이 많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우리의 먹거리를 위해서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한다.

지난해 많은 직장인의 공감을 이끌어 내며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 ‘미생(未生)’의 명대사 가운데 ‘화려하진 않지만 필요한 일을 하는 게 중요하다’는 말이 기억난다.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시책은 결과가 더디게 나타날 수 있고, 당장에 큰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지만 필요한 일인 것만은 분명하다. 국가가 빚을 지지 않고 세계를 이끌어갈 제품을 계속하여 개발하는데 재투자하면서 먹고 살만한 기술을 개발하는데 주력했으면 한다.

이제는 좋은 일자리 창출에 주력할 때이다. 관련기관 간 네트워크 활성화와 정보교류로 일자리 창출사업의 효과를 높일 수 있어야 한다. 사업을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는 않은지, 한 개의 일자리라도 더 창출하기 위해 관련 기관 간 네트워크 구축과 협력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선진국은 제도와 시스템의 변화만으로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인드의 변화도 함께 할 때 가능한 일이라는 점을 깨닫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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