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솔 홍익불교대학 철학교수

얻겠다고 해서 모두가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보겠다고 해서 모두가 볼 수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피한다고 해서 모두가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얻을 만한 것을 알아야 하고 보일만한 눈을 가져야 하며 피할 만한 마음을 찾아야 하리라.

작은 것들이야 어쩌다 얻어지는 것도 있겠지만 얼마나 오래 지킬까. 작은 도움이야 어쩌다 구해지는 것도 있겠지만 얼마나 오래 지킬까. 하지만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으니 그 끝을 볼 수가 없을지라도 인색하기는 바늘구멍 하나도 찾을 길이 없고 탐욕은 시키지 않아도 끊임없이 자라건만 인화(人和)의 밑거름은 볼 수가 없도다.

무엇으로 그 욕심을 채우고 어떻게 그 재앙을 끊어야 하리까. 수고로움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찾아오는 친구이고 간난(艱難)함은 밀려오는 파도와도 같으며 어리석음은 미지의 세계에서 만나는 고통이니 왜 자꾸만 미망으로 간난 함에서 수고로움을 얻어야만 하는 걸까. 욕심을 버리면 미망에서 벗어날 것이고 욕심을 줄이면 간난함도 줄어들 것이며 욕심을 키우지 아니하면 수고로움도 키워지지 않을 터이다.

그렇다고 욕심을 버리기가 쉽고 줄여가기가 쉬우리까. 마음속에 있는 마음을 모르고 마음속에는 운성(運性)이 없다. 그리고 마음속에는 하나의 진리(眞理)마저도 없으리니 다가오는 마(魔)의 힘을 무엇으로 막고 달콤한 마(魔)의 유혹은 어떻게 물리치랴!

급한 마음으로 이곳저곳을 헤매도 애초에 없던 것은 없고 급한 생각으로 이산 저산을 헤매도 애초에 없던 것은 없다. 준비가 없으면 환란을 피하기가 어려운 것이고 준비가 있으면 환란을 피할 수가 있으리다. 일 년 양식으로 일 년을 먹고 십년 양식으로 십년을 먹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영겁(永劫)의 세월이 어찌 십 년 뿐이랴! 육신이야 양식으로 지탱을 한다고 하더라도 영겁의 세월을 함께 가는 영혼은 무엇으로 지탱을 하리까.

나그네가 왔다가 간다고 하늘도 왔다가 가던가. 이 생(生)과 저 생(生)은 숨결 한 가락에서 달리 할 뿐인데 이때에 함께 가져가야 할 것도 있지 않겠는가. 그리고 하늘이야! 나그네께서 가지고 가야 하는 복(福)과 죄업을 무엇 때문에 빼앗겠는가. 선업(善業)과 죄업(罪業)은 고통을 덜고 따르는 저울추가 되는 것은 뻔 한일이다. 누가 무엇을 의심하리까. 항상 욕심을 줄이고 항상 온화한 마음으로 성냄을 줄이고 항상 진리를 깨달아 어리석지 않다면 어찌 나에게 독(毒)이 있다 할 수 있으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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