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IMF를 겪으며 금융권은 난데없는 ‘핵폭탄’을 맞으며 급속한 변화의 길을 걷게됐다.
시중은행은 국제결제은행의 기준에 맞춰야만 살 수 있게됐고 심지어 합병, 지주사 설립이라는 한국 금융사 초유의 가시밭길을 가야만 했다. 여러 지방은행이 철퇴를 맞고 자리를 잃어 합병되거나 지주사에 귀속되는 아픔을 감내해야만 했다. 많은 인원감축으로 가정으로 돌아가게된 금융인들도 속출했다.
서민금융으로 대변되던 금고 역시 문을 닫고 종금사는 종말을 맞이하게 됐다.
신협과 마을금고도 영업정지와 합병의 쓴 잔을 마셔야만 했다. 증권사 역시 주가가 폭락하면서 고통을 당하게 됐고 이 곳 역시 많은 인력을 줄여야만 했다. 보험사도 IMF파고로 퇴출의 지뢰밭을 피할 수 없었다. 한마디로 전 금융권이 ‘가스실’에서 숨을 못쉬는 답답한 시간을 보낸 것이다.
금융권은 여기에 외국계 금융사들의 국내 진출로 또다시 긴장을 하고 있다.
외국계 금융사들은 튼튼한 자본력을 앞세워 파격적인 서비스를 보여주고 있다. 출중한 인력시스템과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상품, 차별되는 보장성 등의 무기를 내세우고 있다.
보험업계도 이들 외국 보험사들의 진출로 시장을 빼앗기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처럼 변화하는 금융시장에서 금융사들이 선택한 것은 하나뿐. ‘생존의 몸부림’이다.
시중은행은 이제 ‘업무 다각화’의 활로를 모색 중이다. 단지 입·출금과 대출 등 기본적인 은행 업무에서 벗어나 증권, 보험 등 모든 업무가 한 곳에서 이뤄지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는 이미 외국 선진국에서는 시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국내 은행도 소위 ‘원스톱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은행의 다각화는 물론 고객들이 편리함을 위해서이며 좀더 많은 고객이 확보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은행업무의 다각화가 실현될 경우 지금보다는 매우 다른 모습의 은행이 탄생하는 것이다.
증권도 이제는 단지 수수료 위주의 시스템에서 일정 금액을 보장받고 전문적인 관리를 해주는 시스템으로 변하고 있다. 이 역시 증권사의 생존전략에서 나온 방향이다. 증권사는 이제 더이상 기존의 탈을 고수할 수 없는 상황에까지 몰려있다. 증권시장의 침체로 이만저만 손해를 보고 있지않아 투자자들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시장도 적신호를 보여주고 있는 점도 그런 판단을 하게끔 만드는 요인이 됐다.
보험사도 마찬가지다. 외국계 보험사들이 속속 들어와 파격적인 보장을 약속하고 서비스 또한 최고의 질을 약속하고 있다. 일부 보험사들은 외국계 보험사와 손을 잡고 시장 공략을 선언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보험사들은 이제 전문상담설계사를 길러내는 작업이 한창이다. 이미 TM(전화마케팅)과 CM(인터넷마케팅)이 본사 차원에서 이뤄져 카드사 등과 함께 제휴,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전문 설계사가 철저한 관리를 해주는 형태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기존 영업 방향에서 상당한 변신을 도모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시작된 이 바람은 앞으로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금고도 여러 금고가 합병해 대형 금고로 탄생하고 이름까지 ‘상호저축은행’으로 바꿔 시중은행 시장을 공략할 태세를 취하고 있다. 금고의 변화도 ‘살 길’을 모색한다는 차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신협과 마을금고도 부실점포의 합병으로 안정되고 대형화된 점포들의 등장을 앞두고 있다. 이는 우체국도 마찬가지여서 건실한 우체국으로의 통합이 이뤄졌다.
이처럼 급변하는 금융시장의 재편은 직원들에게 많은 부담을 주고 있다.
금융사 자체의 생존과 자리매김의 바람에서 소속된 금융맨들에게는 발빠른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충청매일 CCD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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