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최근 OECD 2015 고용동향 보고서가 발표됐다. 이 보고서에 청년실업률을 측정한 NEET(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 지수가 있다. 즉 이 지수는 15~29세 인구 가운데 학생도 아니고, 취업도 하지 않고, 직업훈련도 받고 있지 않은 사람의 비율을 의미한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OECD 평균이 14.0%이고, 가장 높은 국가가 터키로 28.4%, 다음이 논란이 되고 있는 그리스가 26.7%이다. 반면에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등의 북유럽 국가는 7%대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는 2013년 자료에 의거 18.0%로 OECD 국가 가운데 9번째이다.

이 통계에 의하면 우리의 경우 대학 졸업 이상인 25~29세는 4명 중의 1명이 실업자 상태에 있고, 그 가운데 약 20%는 취업 의사가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즉 사회와 단절돼 진짜 백수에 속하는 사람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높은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한편 비정규직 아르바이트까지 고용률에 포함하는 우리의 통계자료에 의하면 6월 기준으로 10.2%로 1999년 이후 16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한다. 이 자료에 의하면 취업 준비생은 60만7천명, 구직 단념자는 44만명으로 계속 증가 추세를 보인다. 어떠한 통계 자료를 인용하건 청년 실업률이 예사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복지국가의 기본적 조건은 실업이 없는 상태를 만드는 것이고, 실업자가 발생했을 때 실업 수당으로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그러나 요즘 젊은 세대에 인간다운 삶을 포기하는 ‘3포 세대(연애, 출산, 결혼 포기)’를 넘어서 내 집 마련과 인간관계까지 포기하는 인간이기를 포기하고 미래를 포기하는 ‘5포 세대’가 등장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지금 많은 젊은이들은 해도 안 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하면 할수록 경제적으로 어려워지고 있다. 더욱 나은 삶을 위해서 대학에 가면 학자금 대출로 빚을 지고, 더 나은 스펙을 위해 노력하면 사교육비를 요구하고, 공시족이 되면 학원비와 청춘을 받쳐야 한다. 이러한 젊은이들의 노력을 지금 정치권과 사회가 점점 더 무력화시키고 있다.

최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과 만난 직후에 노동개혁을 하겠다고 외치고 있고, 사회적으로 있는 일자리를 나누기 위해 임금피크제를 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나누어 가져야 할 대기업은 경제가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일자리 창출에 소극적이고, 황제 노조들은 비정규직을 희생해 자기 몫을 늘리기를 멈추지 않고 있다. 실업과 비정규직이라는 덫에 빠진 젊은이들의 목소리는 메아리쳐서 널리 퍼지기보다는 부르짖는 젊은이의 가슴 속에서만 울려 퍼지고 있을 뿐이다.

청춘은 희망을 먹고 산다고 한다. 그러나 청년 실업은 젊은이의 희망을 절망으로 만들고 청춘의 노래를 기성세대에 대한 원망의 노래로 바꾸고 있다. 이제 청년실업과 관련해 기성세대는 자신들의 삶과 젊은이의 희망을 위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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