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명대 경영학과 교수

그리스의 경제상황이 시계제로 상태에 있다. 세계경제가 상호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예의주시 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 되었다. 그리스의 디폴트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리스는 400조원의 빗더미에 있다. 채권단에서 지원한 300조원도 탕진한 상태이다. 소위 디폴트(default)상태이다. 디폴트란 국가나 기업의 부도 또는 개인의 파산처럼 부채를 갚을 때도 되었는데 이자 지불이나 원금상환이 불가능한 상태를 말한다. 그리스는 2011년 만성적자를 안고 논란 속에 유로존에 포함되어 선진유럽과 같은 단일통화를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그리스 재정적자는 2009년 국민총생산의 15%까지 확대되어 국제신용평가사들은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강등하기 시작하면서 재정위기가 발생하기도 했다.

2010년 5월 국제금융시장에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자 EU와 IMF가 1천100억 유로 자금을 지원하여 유로존에서 구제금융을 받는 최초의 국가가 되었다. 그리스는 2011년 10월 경제사정이 더욱 악화되었다. 그리스는 1천300억유로 규모의 2차 구제금융을 요청해 민간부문의 채권 53%를 탕감받게 된다. 2014년 연말에는 경제회복세에 힘입어 기초재정수지(국채이자지급제외)흑자를 발표해 4년만에 국제국채시장에 복귀한다.

지난 1월 알렉시스 치프라스가 이끄는 좌파 정당 ‘시리자’가 반(反)긴축 정책을 공약으로 들고 나와 인기를 끌면서 총선에서 승리하였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IMF 등 채권단은 구제금융을 연장해 주는 대신 연금삭감과 노동시장개혁 등 개혁을 요구하기에 이르게 된다. 이에 치프라스는 반대하게 된다. 지난달 24일과 25일에는 채권단과 협상이 결렬된다. 치프라스총리는 채권단 개혁을 지난 5일 국민투표에 부치는 승부수를 던졌던 것이다.

지난 5일 채권단의 구제금융안에 대한 찬반 국민투표 결과가 반대(구제금융안 거부)로 나와 그리스의 경제불안은 가중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즉 전면 디폴트(채무 불이행) 상태에 놓이게 됐다. 현재 그리스의 청년 실업률은 49.7%에 달한다. ‘두뇌 유출’은 당장 디폴트보다 그리스에서는 더 큰 악재이다. 20세기 초반에는 경제난으로 국민들이 미국, 남미 등으로 대거 이민을 떠난 적이 있다. 그리스의 그렉시트는 심각하다. 그렉시트(Grexit)는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을 의미한다. Greece(그리스)와 exit(엑시트)의 합성어이다.

그리스에서는 하루 예금 인출금이 60유로(약 7만5천원)로 제한되어 있다. 민심의 이반현상이 극대화되고 있다. 부자들은 부자 나름대로 대부분의 재산을 이미 해외에 옮겨 놓았다. 부자들의 영국부동산 구입문의는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전문직이나 고급두뇌들은 외국으로 떠날 생각을 하고 있다. 대학생들은 독일어를 공부해서 독일에 취직하려고 애를 쓴다. 수퍼마켓에서는 식품 사재기가 여전히 벌어지고 있다. 해외에 거주하는 그리스인들은 고국에 있는 가족을 위해서 생필품을 인터넷으로 주문해 배달하기도 한다고 한다.

5월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은 방향성 예측이 어렵다. 채권단의 그리스 금융 지원 문제가 계속 난항을 겪고 있는데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이 연내 확정적이란 분위기가 투자자의 대응자세를 보수적으로 만들고 있다. 경제상황은 튼튼한 안정적인 시스템과 시장 심리의 반영물이다. 희망적인 변수를 찾더라도 잠재된 불확실한 요소가 더 크다면 국민은 불신하게 된다. 우리가 그리스 디폴트 사태를 보면서 배울점은 냉철한 현실인식과 포풀리즘(대중영합주의)의 위험성이다. 500년전 마키아벨리가 한 이야기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스스로 지키려 하지 않는자, 그 누가 도우려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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