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대 경영학과 교수

양택의 입지는 배산임수(背山臨水)가 기본이요,  전저후고(前抵後高)와 전착후관(前窄後寬)이 되어야 한다고 전해지고 있으며, 이것을 풍수에서는 양택의 3대요소라고 한다.

배산임수란 뒤에 산을 등지고 앞에 물을 마주하는 것으로 배산이 되어야 바람을 막아주고 산맥의 정기를 받으며 산맥은 물을 만나야 정기가 멈추어 음양이 조화가 된다고 보는 것이다.

그래서 주택이나 건물을 배치할 때는 남향의 방위보다 산의 높고 낮음을 우선적으로 보고 배치를 하게 된다.

전저후고라 함은 앞이 낮고 뒤가 높은 것을 말하며 주택이나 건물의 배치를 할 때 자연의 형세와 조화롭게 높은 곳을 뒤로 하고 낮은 곳을 앞으로 하는 것이 좋다고 하는 것이다.

전착후관이라 함은 입구는 좁은데 안으로 들어가면 넓은 것을 말하는데, 전착후관이 되어야 생기가 가두어지고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다.

자연적으로 형성된 전통마을을 가보면 뒤로는 산을 등지고 앞으로는 시냇물이 가로 지르며 따뜻한 양지녁에 마을이 형성됨을 보게 된다. 동네의 입구는 좁고 그 좁은 입구를 들어서면 넓은 분지가 펼쳐진다. 사방이 넓게 산으로 둘러싸여 바람을 막아주고 안온한 기운이 형성되어 평온한 마을을 형성한다.

예전에는 이렇게 자연적인 지형이 갖추어진 곳에 동네가 형성되고 오랫동안 사람들이 살면서 전통마을로 자리를 잡았다.

오늘날에는 산업화사회로 넓은 도시지역에 집단적인 공동주택이 들어서고 또한 산업시설이 들어서는데 어떻게 도시를 개발하여야 살기 좋은 도시가 될 것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통합청주시는 청주시와 청원군이 통합되면서 그 영역이 확대 되었고 인구가 늘어나면서 새로운 공동주택지가 개발되고 있고 각 구청별 산업단지도 확충되고 있다. 새로운 마을이 성공하고 산업단지가 활성화되자면 전착후관의 도시개발이 요구된다.  조선중기의 실학자 이중환은 그의 저서 택리지에서 사람이 살만한 곳은 수구(水口)가 좁게 닫혀 있는지를 먼저보라고 하였다. 수구가 좁게 닫혀 있다고 하는 것은 마을의 입구가 좁게 관쇄(關鎖)가 되어 있고 마을의 입구를 들어서면 넓은 지역이 형성됨을 말한다. 이를 풍수에서는 전착후관이라고 하는데 마을이 오래도록 유지되려면 전착후관이 잘 구비되어야 한다.

그래서 예로부터 마을의 입구가 넓은 곳에는 나무를 심어 주거나, 연못을 만들어 주거나, 구조물을 설치하여 지기(地氣)의 설기(泄氣)를 막으려고 풍수적 비보를 실시하였다. 자연적으로 부족한 것을 인공적으로 보완하는 활동, 비보풍수는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 조상들이 우리들의 삶의 현장에 적용하였다.

최근에는 건축기술의 발달로 산도 쉽게 없애고 건물도 쉽게 지을 수가 있는데, 산이 있어야 할 곳에 산이 있어야 하고 물이 있어야 할 곳에 물이 있어야 한다. 산을 밀어 산업단지를 만들고 집단주택을 만듦에 있어서도 산을 살려야 할 곳이 있고 건물을 지어 생기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비보를 함이 필요하다. 생기(生氣)를 가두어 주어야 할 수구(水口: 물이 나가는 곳)에 산을 허물어 버리는 우(憂)는 범하지 않도록 하여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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