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덕 사장 지난달 30일 퇴임…후임 공모 절차 진행

대전시 산하 공기업인 대전도시철도공사 사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퇴임하는 나쁜 선례가 되풀이되고 있다.

지방선거를 통해 시장이 바뀌면 사장도 바뀌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공사가 출범한 2005년부터 사장으로 재임한 5명 가운데 4명이 중도 퇴임했다.

1일 대전시와 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박상덕 사장이 전날 오후 5시30분 퇴임식을 하고 공사를 떠났다. 대전시 행정부시장을 역임한 박 사장은 민선 5기 염홍철 시장 때인 2013년 1월 3년 임기의 사장에 취임해 공사를 이끌어 왔다.

박 사장은 지난해 7월 권선택 대전시장이 취임한 이후 문화산업진흥원, 시설관리공단 등 시 산하 공기업 사장들과 함께 일괄 사표를 제출했으나 반려 됐다. 당시 박 사장은 올해 6월까지만 임기를 보장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사장은 지난달 초 내부 현안 해결 등 이유를 들어 ‘7월 14일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고 전날 오후 2시께 경질 통보를 받고 ‘쫓겨나듯’ 퇴임했다.

박 사장은 재임 2년6개월 동안 행정자치부 공기업 경영평가 1위, 무사고 운행, 노사 무분규 10년 지속 등 고객 안전과 경영효율 부문에서 성과를 냈다.

공사의 한 관계자는 “박 사장이 후임 사장 공모와 직원 임용 등 내부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이달 중순께 사퇴하겠다는 뜻을 대전시에 전달했음에도 당장 옷 벗고 나가라는 회신이 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부리나케 준비하느라 퇴임식 현수막 잉크가 말랐는지도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박 사장의 성과나 과오 여부를 떠나서 공기업 사장의 임기는 보장해 줘야 하고 공기업의 자율과 책임을 존중해야 한다”며 “조직의 수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공사 임직원들이 갖는 상처와 허탈감이 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도시철도공사 사장이 중도 퇴임하는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민선 3기 염홍철 시장 재임 때인 2005년 출범 이후 김광희 초대 사장이 임명됐으나 민선 4기 박성효 시장 취임 이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퇴임했다. 2대 이강규 사장은 초대 사장의 잔여 임기 1년만을 채우고 나갔고 3대 김종희 사장만 온전한 3년 임기를 마쳤다.

민선 5기 때 임명된 4대 김창환 사장은 2년 뒤 퇴임했고 뒤를 이어 취임한 5대 박상덕 사장도 임기 6개월을 남기고 공사를 떠났다.

시는 조만간 공고를 내는 등 후임 사장 선임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와 관련 권선택 대전시장은 “박 사장이 거취 문제와 관련해 지난 연말에 조직 변화 등을 위해 결심했다며 사표를 가져왔고, 6개월 정도 조직이 안정되게 이끌어달라며 되돌려보낸 바 있다”며 “앞으로 절차를 밟아서 능력 있는 신임 사장을 모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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